손흥민이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사진=쿠팡플레이 유튜브 캡쳐)
손흥민이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A매치 137경기 출장 기록을 작성하며 차범근 전 감독과 홍명보 현 감독(각 136경기)을 제치고 역대 최다 출전 단독 1위에 올랐다. 2010년 18세로 데뷔한 이후 15년간 쌓아온 꾸준함이 만들어낸 대기록이다.
그러나 축하의 순간은 곧 씁쓸함으로 바뀌었다. 한국이 브라질에 0-5로 대패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냉정한 현실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손흥민이 내 기록까지 다 깨주길 바란다”며 축하를 전했지만, 이날 손흥민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 브라질의 압박에 고립됐다. 63분 동안 볼 터치 29회, 슈팅 0회에 그친 그는 후반 18분 교체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브라질의 유연한 공격은 김민재를 축으로 한 한국 수비진을 흔들었고, 중원에서 황인범-백승호 조합은 상대 압박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술적으로 꺼내든 스리백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며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의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영광스러운 순간이지만 결과가 너무 아쉽다”며 “세계적인 강팀과 맞서며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파라과이전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축구의 상징적 기록을 새로 쓴 손흥민의 137경기 출전은 분명 축하받아야 할 업적이다. 그러나 브라질전 참패는 대표팀이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