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로 ‘검찰청 폐지’가 확정된 데 대해 “뿌린 대로 거뒀다”며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사진=MBC뉴스영상캡쳐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로 ‘검찰청 폐지’가 확정된 데 대해 “뿌린 대로 거뒀다”며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정성호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언행 경고를 받은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온 메시지다.
임 지검장은 5일 자신의 SNS에 “한가위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하는 기쁨의 명절인데, 검찰 역시도 뿌린 대로 거두는 수확의 시기를 결국 맞았다”며 “좀 더 말려보지 못한 게 후회스럽고 안타깝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동료 검사들에게 “수확물에 실망하지 말고 내년을 준비하자. 기득권 수호가 아니라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분투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임 지검장은 “저 역시 다음에 또 후회하지 않도록 분투하겠다”며 검찰 내부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글에서 과거 본인의 발언도 소환했다. 임 지검장은 2020년 11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검을 이끌던 시절 남겼던 글을 다시 공유하며 “검찰이 감당하지 못한 권한은 결국 넘치고 파열음을 낸다.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고, 사회는 다시 나아갈 것”이라고 회고했다.
또한 “피고인 윤석열의 법정 모습을 보며, 그를 대통령으로 옹립한 검찰 역시 통렬한 반성을 찾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민심의 물결 속에서 더 부서지고 쪼개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역사의 순리에 모골이 송연해지고, 후배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임 지검장은 끝으로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왔지만 내일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며 “우리가 맞이할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수 있도록 더욱 궁리하고 분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메시지는 지난달 29일 정성호 장관이 임 지검장에게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라”고 서신을 보낸 뒤 처음 나온 공식적 입장이다. 검찰청 폐지라는 사법제도의 큰 변화를 맞아, 임 지검장이 다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만큼 정치권과 검찰 내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