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차장에서 가족들과 상봉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스21 통신=추현욱 ]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과 상봉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8분께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은 이날 오후 3시 23분께 인천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이 항공편에는 한국인 총 316명(잔류 선택 1명 제외)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됐던 노동자 총 330명이 탑승했다.
한국인 노동자들은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당국의 기습 단속으로 체포돼 억류된 지 8일 만에 귀국했다.
이날 오후 4시1분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장기주차장 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 남성이 내리자마자 한 여성이 “여보”하고 울부짖듯 소리치며 달려가 안았다. 아내가 남편을 끌어안고 서럽게 울자, 주변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한국인 노동자와 외국인 국적자 등 330명 노동자가 탄 대한항공 전세기가 이날 오후 3시23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한 지 30여분 뒤, 가족들이 기다리던 공항 인근 주차장 4, 5층의 대기장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엄청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온 노동자들은 한동안 주변을 두리번하다가 가족을 찾아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은 “야, 드디어 왔다”, “고생했어 정말” 등 상봉의 인사말을 쏟아냈다.
공항에서 동료 직원을 기다리던 엘지(LG)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직원들도 농담을 해가며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협력업체 직원 황현웅(29)씨는 마중 나온 동료들이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고 말하자 “음식을 개판으로 줘서 그렇다”고 말했다.
황씨는 구금시설에 수감됐던 경험에 대해 “식사는 딱 먹을 수 있을 정도로만 나왔다. 생수가 제일 열악했다” “수돗물 냄새가 많이 나서 코 막고 먹는 분들도 있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