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2천6백여 달러, 전년보다 7%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타이완은 3만 3천5백여 달러로 우리보다 9백 달러 정도 더 많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타이완에 추월당한 건 20년 만이다.
당장 지난해만 보면 환율 상승의 영향이 커 보인다. 지난해 초 1,200원에 못 미치던 원·달러 환율은 9월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을 정도로 전년 대비 평균 13% 급등했는데, 같은 기간 타이완의 두 배 가까운 상승률이었다.
환율이 많이 오를수록 달러로 계산한 국민소득은 더 많이 줄게 된다.
최정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작년 같은 경우에 타이완 환율은 (전년 대비) 6.8% 상승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12.9% 상승했으니까 이 차이가 주로 환율 요인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길게 보면 타이완의 성장도 큰 몫을 했다.
우리나라가 2017년 3만 달러 시대를 처음 열고 주춤한 사이 6천 달러 뒤쳐져 있던 타이완이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경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명목 GDP 성장률을 비교해 봐도 최근 몇 년간 타이완은 우리나라를 앞지르고 있다.
코로나 시기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을 겪을 때 타이완 반도체 생산업체 TSMC의 매출이 크게 성장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이 멀지 않은 시기에 4만 달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는데, 우리 경제가 한국은행의 예측대로 성장하고 환율도 지금보다 더 안정돼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