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우리 가계의 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3% 늘었지만, 소득 하위 20%는 오히려 소득이 줄어들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천 모 씨의 최근 저녁 반찬으로는 된장국 하나가 전부이다. 부쩍 비싸진 식재료값에 김치라도 있으면 다행인 수준이다. 그러나 이렇게 아껴도 식비로 나가는 돈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고물가가 씀씀이에 미친 영향은 통계에서도 드러나는데, 3분기 가계 소비지출 액수는 1년 전보다 6% 넘게 늘었지만 물가가 오른 걸 감안하면 0.3% 느는 데 그쳤다.
물건 값이 비싸지다 보니 쓴 돈은 늘어도 실제 구입한 양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 이상 줄일 게 없는 저소득층일수록 생활은 더 팍팍해진다.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전기와 가스 등 연료비 항목의 경우 소득 하위 20%가 지출한 돈은 20% 정도 늘었는데 물가를 반영하면 오히려 2% 가까이 줄었다.
또, 거리두기 전면해제로 외식 수요가 늘면서 식료품 지출은 줄었지만, 소득 하위 20%에선 큰 변화가 없었다.
올해 3분기 저소득층의 식료품 지출 비중은 전분기보다 오히려 커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외식 소비를 줄이고 음식료 소비에 집중하고 그것조차도 지금 실질로 보면 상당히 좀 위축되는 분위기라 저소득층이 상당히 좀 가계 생활을 꾸려 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같은 기간 하위 20%의 소득만 감소하면서 빈부 격차는 더 커졌는데, 저소득층에 도움이 됐던 국민지원금이 올해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