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는 지난 10일 장기 CP, 즉 기업어음 2천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SK주식회사가 장기 기업어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 기업어음은 금리가 높고 이자를 일시불로 내야 해 일반적으로는 대기업이 선호하는 자금 조달 방법은 아니다.
SK주식회사 관계자는 "자본시장 경색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서 자금 조달 통로를 선제적으로 다각화하고 확장하려는 시도였습니다."라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렸다. 롯데케미칼과 정밀화학 홈쇼핑 등 계열사에게서 수혈받은 돈은 1조 천억 원에 이른다.
대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신용도가 우량한 LG유플러스와 한화솔루션이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일부가 팔리지 않기도 했다.
한전채의 과다 발행과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친 게 이유로 분석된다.
당장 자금난이 발생한 대기업은 없다지만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은 우려된다.
조성환 대한상의 경제분석실 팀장은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다 보니까 중소기업같은 경우에는 자금이 모자라는 상황들이 생길 수 있다며, 불안심리 자체가 자금경색현상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직은 실물 경제의 위기라기 보다는 불안하다는 인식이 더 문제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PF대출의 부실 우려가 불안감이 확산되는 한 원인이다.
보증을 선 증권사나 캐피탈사로 부실 우려가 확산할 수 있는만큼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당국의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