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오늘(3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년=100)로 1년 전보다 4.8% 상승했다.
이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다가 3월 4.1%까지 치솟았으며 한 달 사이 0.7% 더 올랐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이 물가 상승률을 이끈 가운데 안정세를 보이던 농·축·수산물도 소폭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다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글로벌 공급망 차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공업제품 물가는 7.8% 상승 했으며 특히, 이 가운데 석유류가 34.4%나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휘발유(28.5%), 경유(42.4%), 등유(55.4%), 자동차용 LPG(29.3) 등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가공식품은 7.2% 올랐고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1.9%를 기록해 전달보다 0.5% 올랐다. 수입 쇠고기(28.8%), 돼지고기(5.5%), 포도(23%) 등은 올랐지만, 파(-61.4%)와 사과(-23.4%), 양파(-39.1%), 고춧가루(-14.6%), 고구마(-26.5%) 등은 하락했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6.8% 올랐다. 전기료 물가 상승률은 11.0%를 나타냈다.
서비스 물가도 개인서비스가 4.5% 상승했다. 특히, 외식 부문이 6.6% 올라 상승세를 이끌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7% 상승했다. 이는 2008년 6월(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0.7% 확대된 것은 석유류, 전기·가스요금 오름폭이 커진 데 주로 기인한다"며 "상당 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오름세를 둔화할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