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 시력을 측정하는 예거 시력표. 최근 개발 중인 원시 교정 안약을 투여하면 이 예거 시각표에서 2∼3줄을 더 볼 수 있는 효과를 얻는다.
[뉴스21 통신=추현욱 ] 노안 현상인 원시를 교정할 수 있는 안약이 개발 중이다.
덴마크 코페하겐에서 열린 ‘유럽 백내장 및 굴절 수술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원시 치료용으로 개발된 이 안약을 사용한 사람들의 근거리 시력이 향상됐고, 그 효과가 2년간 지속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4일 보도했다. 이 연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노안첨단연구세터의 소장인 지오반나 베노치 박사에 의해 진행 중이다.
개발 중인 안약은 동공을 수축시키고 수정체의 형태를 조절하는 근육을 자극해서 안구의 초점 조절 능력을 향상하는 물질인 필로카르핀, 안구 내 염증을 완화해 시력 개선 효과를 보조하는 비스테로이성 항염제인 디클로페낙을 포함해, 안구의 근접 시각을 향상시킨다. 하루에 2번만 투여하면 이런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시인 노안을 치료하는 수술이나 돋보기안경 등을 써야 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연구팀은 아르헨티나에서 766명을 대상으로 하루 두번씩 이 안약을 투여하고, 6시간 뒤 그 효과를 측정한 결과, 상당한 시력 향상 효과를 보았다. 조사 대상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필로카프린의 비율이 1%, 2%, 3%인 안약을 투여받았다. 1% 필로카프린 안약을 투여받은 148명은 근거리 시력검사표인 예거 차트에서 2∼3개의 줄을 더 읽을 수 있었고, 248명의 2% 안약 투여자들은 3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었다. 370명의 3% 안약 투여자들도 3개 이상의 줄을 더 읽을 수 있었다.
베노치 박사는 “세 그룹 모두에서 신속하고 지속적인 근거리 시력 향상을 현저히 보았다”며 “안약 한 방울을 투여한 지 1시간 뒤에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예거차트에서 3.45줄을 더 읽는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상적인 것은 1% 필로카르핀 안약을 투여한 148명의 환자의 99%가 최적 근거리 시력에 도달해, 2∼3줄을 더 읽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치료가 “전통적인 원시 관리를 대체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이고, 수용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 치료의 부작용으로는 일시적으로 흐릿한 시각, 두통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환영하며 추가적인 연구를 촉구했다. 연구 결과가 발표된 유럽 백내장 및 굴절 수술학회의 부카르트 딕 의장은 “이 치료가 광범위하게 추천되기 전에 안정성과 효과성을 확인하려면 더 폭넓고, 장기적이고 다방면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