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sbs뉴스영상캡쳐]
브라질 대법원이 ‘남미의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징역 27년 3개월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2022년 대선 패배 뒤 군부 쿠데타를 기도하고 룰라 대통령 암살까지 계획했다는 충격적 혐의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대법관 5명 중 4명이 유죄 판결에 동의했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못한 보우소나루는 지지자들을 선동해 브라질리아 국회의사당·대법원·대통령궁에 난입시킨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2021년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를 연상케 하며 국제사회를 경악시켰다.
보우소나루는 이미 공직 출마 금지를 당한 상태였지만, 이번에는 실형까지 선고받으며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70세 고령과 건강 문제를 고려해 최대치인 43년형보다는 감형됐다. 그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따라 특별 시설에 수감될 가능성이 크다.
판결 직후 미국 측 반발도 거세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정치적 박해이자 마녀사냥”이라며 “미국은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대변인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검열에 맞선 싸움’으로 본다”며 힘을 보탰다.
이번 판결은 보우소나루 개인의 몰락을 넘어, 브라질과 미국 간 외교 마찰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