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딸을 둔 호주인 앤서니 포스터는 로마의 퀴리날레 호텔을 빠져나가던 호주 출신 조지 펠 추기경 앞을 가로막고 절규했다.
그는 1980년대 초등학생 두 딸이 한 신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씻을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진 아픈 가족사를 갖고 있다.
반면 펠 추기경은 수십년전 신부로 지낼 당시 동료 신부에 대한 고발을 무시하고 오히려 입막음을 시도하는 등 교회 내 아동 성학대를 묵인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펠 추기경은 호주 특별조사위원회로부터 호주로 와 증언할 것을 요청받았으나 건강을 이유로 거부, 이틀째 호텔에서 화상을 통해 답변을 하는 중이다.
펠 추기경은 또 악명 높은 소아성애 범죄자인 신부 제럴드 리즈데일의 범죄가 "슬픈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때는 그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다"라고 말해 포스터를 비롯한 피해자 측의 탄식과 야유를 자아냈다고 호주 ABC 방송이 보도했다.
펠 추기경은 이밖에 "나는 교황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해 피해자 측으로부터는 "증거도 없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반발을 불렀다.
그는 "결과적으로 그는 겉만 그럴듯한 펠 추기경이었지, 그동안 우리가 교회 신자 석에서 봐왔던 펠 추기경은 아니었다"라고 비판했다.
그와 그의아내 크리스틴은 현재 아동학대 방지단체인 ASCA(Adults Surviving Child Abuse)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네티즌 등 호주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현재 로마에서 펠 추기경의 증언을 직접 경청하고 있다.
펠 추기경이 건강을 내세우며 호주 내 증언을 잇따라 기피하자 포스터 부부 등 피해자와 그 가족 15명을 로마로 보내자는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이 벌어졌고 며칠 만에 목표액의 3배가 넘는 18만 호주달러(1억 6천만 원)가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