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국내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원인과 전파경로 등을 분석한 역학조사 중간결과를 5월 7일 공개했다.
이번 역학조사는 지난해 10월 2일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인된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585건을 대상으로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대책 마련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역학조사반*을 거쳐 이번 중간결과를 분석했다.
* 역학조사반: 대학교수, 멧돼지 전문가, 관련기관 전문가 등 20여명으로 구성
역학조사 중간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9년 10월 2일부터 2020년 4월 30일까지 전국적으로 채취한 야생멧돼지 시료 16,809건을 검사한 결과, 585건(약 3.5%)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16개 시도 177개 시·군·구의 멧돼지 시료 중 파주, 연천, 철원, 화천, 양구, 고성, 포천 등 7개에서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양성으로 검출되었다.
지역별 양성건수(검출율)는 연천 230건(39.3%)과 화천 222건(37.9%)이 제일 높았으며, 파주 96건(16.4%), 철원 29건(0.5%), 양구 3건(0.5%), 고성 3건(0.5%), 포천 2건(0.3%) 순으로 나타났다.
’19년 10월부터 발생한 파주 북부, 연천 북서부, 철원 북부 지역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출이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반면 연천 동부, 화천 중부, 양구 북부 및 고성 북동부 지역은 올해 이후 신규 발생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검출된 500여 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모두 유전형Ⅱ(Genotype Ⅱ)*로 확인됐다.
*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형(현재까지 25개의 유전형이 확인됨)은 단백질을 생성하는 p72 일부 유전자의 염기서열로 분류하며, 유전형 Ⅱ는 동유럽(조지아공화국)에서 발생하여, 유럽과 아시아 지역(중국, 러시아, 몽골, 베트남 등)으로 전파
이는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유행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와 동일한 것이다.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경로는 러시아·중국에서 유행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비무장지대 인근 접경지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발생지역들의 발생시점 등 최초 유입 및 확산 양상을 분석한 결과 철원, 연천, 파주는 모두 남방한계선 1km 내에서 발생이 시작되었다.
* 초기 발생지점과 남방한계선 간 거리(폐사추정일 기준): 9월 26일 철원 0.4km, 9월 30일 연천 0.5km, 10월 9일 연천 1km, 10월 11일 파주 0.2km
올해 4월 3일 처음 확진된 고성군도 남방한계선에 근접(약 0.2km)한 지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며, 올해 2월에 실시한 비무장지대 환경조사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 비무장지대를 출입하는 차량(‘20.2.5, 파주)과 비무장지대 내 물웅덩이(’20.2.13, 양구)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
국내 유입경로는 하천, 매개동물, 사람 및 차량 등의 가능성이 있으나, 정확한 유입경로 규명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국내 유입 이후에 발생지역 내에서의 전파 경로는 주로 감염된 멧돼지 또는 폐사체 접촉인 것으로 판단된다.
멧돼지 간의 전파는 가족집단 내 얼굴 비빔, 잠자리 및 먹이공유 등의 행동과 번식기의 수컷 간 경쟁 또는 암수 간의 번식행동 시 멧돼지 간의 접촉을 통해 일어난다.
비빔목, 목욕장 등 멧돼지 생활환경이 감염 개체의 분뇨, 타액 등으로 오염된 경우 이를 이용하거나 접촉하는 과정에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 ‘19.12.3일~’20.4.6일 목욕장, 분변, 토양, 나뭇잎 등 32건의 환경시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
멧돼지가 감염된 폐사체의 냄새를 맡거나 주변 흙을 파헤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