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의 조사를 받던 양평군청 공무원 A씨가 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고인이 남긴 자필 메모가 특검의 강압적인 수사 방식을 고발하는 '마지막 증거'로 떠오르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메모에는 특검이 원하는 답변을 얻기 위해 회유와 압박을 지속하고, 심지어 진술서까지 임의로 작성해 강요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 '표적 수사', '인권 침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검, 진술서까지 써 와서 답 강요"… 메모에 담긴 강압의 흔적
A씨의 자필 메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월 2일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뒤 극심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음 날인 3일 새벽 작성한 메모에서 "계속되는 (특검 측)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특검의 구체적인 수사 방식에 대한 폭로다. A씨는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 답을 강요했다"고 적었다. 이는 수사기관이 객관적 진술을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미리 짜놓은 각본에 맞춰 피의자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메모에는 "김선교 의원은 잘못도 없는데 계속 회유하고 지목하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특검이 특정 정치인을 겨냥해 A씨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종용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A씨가 "너무 힘들고 지친다.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극단적인 심경을 밝힌 배경에는 이 같은 특검의 비상식적인 수사 행태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검 "강압 없었다" 부인…정치권 "조폭 같은 수사" 격앙
논란이 거세지자 특검팀은 "강압적인 분위기나 회유는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한 공직자가 자신의 목숨을 던지며 남긴 마지막 기록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해명이어서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고인이 남긴 메모는 특검이 아니라 조폭의 수사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짜 맞추기 수사로 억울한 죽음을 불러온 '살인 특검'"이라고 맹비난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특검 수사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피의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수사 방식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공직자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과에 대해 특검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국민적 공분이 들끓고 있다. 고인이 남긴 마지막 절규에 이제 특검이 답해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