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다룬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공개행보를 시작하면 국민의힘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당내에서는 지난해 제21대 총선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일으킨 ‘대파’ 논란으로 참패를 당한 악몽을 떠올리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국민의힘 내부는 21일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는 소식에 발칵 뒤집혔다. 6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누굴 위한 행보냐. 결국 이재명 민주당 제1호 선거운동원을 자청하는 건가”라고 물으며 “본인 때문에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반성은커녕 저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의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는 윤 전 대통령 관람 전 이를 말려야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당내는 부글부글한 분위기다. 한 중진의원은 “‘중도’ 싸움에서 우리를 과거로 다시 몰고 가는 잘못된 선택”이라면서 “이게 지난해 총선 때 ‘대파’와 ‘이종섭’과 뭔 차이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이라며 “선거에 마이너스 영향력을 미치기밖에 더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없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는 “윤 전 대통령은 탈당한 자연인이다. 일정에 대해 코멘트할 것이 없다”(신동욱 수석대변인)고 선을 그었지만 당황한 기색이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윤 전 대통령이) 계엄에 대한 반성과 자중을 하셔야 할 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에 실패한 것이 이러한 상황으로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현주 전 의원은 “이렇게까지 자기 당에 골탕먹이는 전직 대통령은 처음 봤다”면서 “이런데도 절연을 못하는 김문수 후보나 지도부는 선거에 이길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공개 행보는 국민의힘이 공들여 온 ‘원팀’ 구상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날 부산에서 김 후보 지원에 나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손잡으면 안 된다.
국민의힘이 자멸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경선 주자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역시 “대선 끝난 후 돌아간다는 입장 변함 없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선대위 합류를 사실상 거절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은 데 대해서 “제가 앞서 2월16일에 ‘국민의힘이 100일 안에 윤 전 대통령을 부인할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앞으로는 더 강력하게 부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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