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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윤경혁 일병, 6․25 앞두고 68년만에 가족의 품에 안기다
  • 유재원
  • 등록 2018-06-23 17: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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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북․미 공동발굴 유해, 1만 5000km를 돌아 고국으로 돌아오다



(뉴스21통신/유재원기자)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6월19일 오전, 1950년 11월 미 1기병사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故 윤경혁 일병(1923년)의 아들 윤팔현(68세, 대구 달성군)씨의 자택을 방문해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등을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가졌다.


이번 6·25전사자 신원확인은 2000년 유해발굴 첫 삽을 뜬 이후 128번째이며, 북·미 공동발굴에 의해서 국군의 신원이 확인된 5번째 유해이다.


故 윤경혁 일병은 1923년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문산리에서 3남2녀중 둘째로 태어났다. 이후 1950년 8월경 28세의 나이로 위기에 처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하였으며, 미 1기병사단(카투사)으로 배치 받았다.


故 윤 일병이 전사할 당시 아군은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총 반격작전을 개시하였으며, 10월1일부 38선을 넘어 북한지역까지 진격하여 국토의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공세를 시작하여 첫날 8~15km까지 진출했으나, 11월25일부터 중공군의 강력한 압박을 받았고, 결국 38도선까지 전면 철수를 해야만 했다. 윤 일병은 이러한 과정에서 전사('50. 11. 28)한 것으로 추정된다.


▲ 故 일병 윤경혁님 참전경로


故 윤 일병의 유해는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2001년 북한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서 북·미 공동발굴에 의해 미군 유해에 섞여 발굴됐다. 미국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6·25전사자에 대한 북한과의 공동발굴을 통해서 다수의 유해를 발굴한바 있다. 이렇게 발굴된 유해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DPAA(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로 송환되어 신원확인을 위한 정밀감식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미군유해속에서 극적으로 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확인하게 된 것이다.


·미 양국은 업무 협약에 따라 한국군 추정 유해의 DNA시료를 올해 초 국유단에 인계하였고, 윤 일병의 신원확인 계기가 마련됐다.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채취 참여 중요성도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신원확인이 신속하게 되었던 이유 중 하나는 故 윤경혁 일병의 아들 윤팔현씨가 2011년 6월 대구 달성군 보건소에 찾아가 유전자 시료를 체취해 두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발굴된 유해가운데 일치하는 유전자가 없었기 때문에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올해 5월 꿈에 그리던 아버지의 유해가 하와이에 와 있다는 소식을 알 게 되었다. '부자관계 확인을 위한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기 까지 가장 설레고 떨리는 시간이었다'고 윤팔현씨는 당시의 순간을 기억했다.


현재 故 윤 일병의 유해는 미국 DPAA가 있는 하와이에 있으며, 올해 7월 한·미 6·25전사자 유해 상호송환행사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故 윤 일병의 귀환은 북한에서 미국 하와이를 거쳐 다시 한국까지 68년의 시간, 약 1만5000km의 가장 길고 먼 귀향길이 되었다.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128명의 호국영웅의 경우 유품(인식표, 도장, 명찰, 사진 등)과 유가족의 유전자 검사를 통한 친족관계 확인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하지만, 현재 유전자 시료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약 4만여명으로 6·25전쟁 이후 미 수습된 유해 대비 24% 수준으로 많이 부족한 실정이며, 6·25전쟁 세대와 유가족의 고령화 및 국토개발에 따른 지형변화 등도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대령 이학기)은 "국군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대한민국을 목숨바쳐 지켜낸 호국의 영웅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약속을 이행하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계신 선사자 분들이 아직도 12만 3천여명이나 계신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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