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 달을 맞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예상외 돌풍을 일으키며 ‘금융 일상’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후 1개월 동안 가입자 307만 명, 수신 1조9580억 원, 여신 1조4090억 원(27일 오전 7시 현재)의 성과를 올렸다고 27일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흥행몰이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편하고 수수료가 싸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편의성.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계좌이체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10초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공인인증서도 없앴다. 앱 속도가 빨라져 은행 업무를 보는 데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 했다.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이자 상품을 내놓고 이체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른바 ‘먹통 대출’이나 고객 응대 지연 등이 대표적 문제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한 달이 지났지만 대출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아 고객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상담을 받기 위해 연결을 시도하면 ‘문의가 많아 직원 연결이 지연된다’는 메시지만 계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선 “카카오뱅크에서 대출 받는 게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는 말까지 나돈다.
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 분리 규제는 카뱅이 기존 은행권에 지속적으로 혁신을 불어넣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지금처럼 산업자본의 지분 소유가 10%로 제한될 경우 카뱅의 혁신을 주도하는 2대 주주 카카오의 영향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신규 투자에도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 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산 분리가 풀리지 않을 경우 증자에 나선다 해도 (은행 건전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을 고려할 때 카뱅의 대출 여력은 6조~7조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이 정도 규모로는 기존 은행들과 정면 승부를 벌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입출금 통장 중 잔액이 0원인 소위 ‘깡통 계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무늬만 고객들을 알짜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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