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복원 회의록'에 드러난 원세훈 선거개입 지시 정황
  • 윤영천
  • 등록 2017-07-25 10:12:21
  • 수정 2017-07-25 10:21:17

기사수정
  • - 원세훈 “對국민 심리전 중요”… 사실상 선거개입 요구


▲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4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6)이 2012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의 선거 개입을 지시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24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법원은 이날 원 전 원장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원 전 원장의 녹취록 등 추가 증거를 모두 증거로 채택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의 재판에서 검찰은 원 전 원장이 2009∼2012년 국정원에서 주재한 ‘전(全) 부서장 회의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는 2013년 검찰의 ‘댓글 사건’ 수사 당시, 국정원이 보안을 이유로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제출했던 회의록에서 삭제됐던 부분을 복구한 원본이다.


검찰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12년 4월 총선 직후 열린 회의에서 “심리전이란 게 대북 심리전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에 대한 심리전”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국내 정치 개입을 요구한 것이다.


원 전 원장은 2011년 11월 18일자 녹취록에서 “12월부터 (2012년 총선) 예비등록 시작하지요? 지부장들은 현장에서 교통정리가 잘 되도록 챙겨보라. 꼬리가 잡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보기관이다”라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6월 19일 회의에서도 “내년(2010년) 지방선거가 11개월 남았는데 우리 (국정원) 지부에서 후보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 잘 검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후보 공천과 관련해 지부장들이 사람(후보자)을 추려서 추천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하면서 “원 전 원장의 범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반(反)헌법 행위”라며 “소중한 안보 자원이 특정 세력에 사유화되는 것을 막고 불법 정치·선거 관행을 근절하려면 엄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은 최후진술에서 새로 공개된 녹취록에 대해 “한 달에 한 번 우리 간부들과 나라 걱정하면서 나눈 대화들이 범죄로 보이는 게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심리정보전단을 동원해 2012년 대선에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국가정보원법 위반)로 기소됐다.


법원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선거법 위반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원 전 원장을 법정 구속했다.


그러나 2015년 7월 대법원은 증거 능력이 부족하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원 전 원장은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던 2015년 10월 보석 허가를 받아 풀려났다.


원 전 원장은 검찰 구형량대로 징역 4년형이 확정되면 3년 4개월을 더 복역해야 한다. 원 전 원장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8월 30일 오후 2시 열린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5. 잡초 무성한 레드카펫…정체성 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충북 제천시가 청풍호반을 떠나 제천비행장에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개최했지만, ‘정체성 상실’과 ‘준비 부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시는 기존 청풍호반 특설무대의 한계(3천석)를 넘어 비행장에 5천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초대형 돔(Dome)을 설치하며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영화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개막식 관람객은...
  6. 유명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나동현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향년 46세 유명 게임 전문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해온 나동현(47) 씨가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약속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씨를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
  7. 전남경찰청, AI 음악으로 고속도로 안전운전 문화 확산 [뉴스21통신 박민창기자] 전라남도경찰청이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이색 홍보에 나섰다.경찰청은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와 협업해 9월부터 전남 지역 1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안전 메시지를 담은 AI 음악을 송출하는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