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1909년 순종 황제의 대구 행차와 대구 사회
  • 최우성 사회2부 기자
  • 등록 2024-10-29 16:20:03

기사수정
  • 대구근대역사관, 1909년 순종 황제의 대구 행차 관련 작은전시 개최

(뉴스21통신) 최우성기자 =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박순태’) 박물관운영본부 소속 대구근대역사관은 작은전시 ‘1909년 순종 황제의 대구 행차와 대구 사회’를 10월 29일(화)부터 2025년 2월 9일(일)까지 대구근대역사관 1층 ‘대구 근대여행 길잡이방’에서 개최한다. 



▲ 대구시청(포스트제공)



대구근대역사관은 대구 독립운동사를 비롯해 근대로의 변화 과정에서 나타난 대구의 변화상과 그 성격을 조명하는 기획전시와 교육행사를 수시로 개최해 대구 역사 속의 주요 사실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그 의미를 확산하고 있으며, 대구를 방문한 여러 사람의 기록을 통해 그 시기 대구 사회와 그 동향에 대해 꾸준히 조명하고 있다.


이번 작은전시에서는 1909년(융희 3) 1월 대구를 방문했던 순종 황제에 대해 주목한다. 지역사회에서는 최근까지 순종의 대구 방문에 대한 기념과 활용을 두고 논란이 있어 왔다.


대구근대역사관은 국권을 빼앗기기 직전의 아픈 역사이지만 한겨울에 행해진 순종의 순행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그 시기 대구의 분위기는 어떠했으며 대구에 끼친 영향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전시를 기획했다.


1932년 건립된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 지점장실로 사용됐던 대구근대역사관 건물 1층의 방을 ‘대구 근대여행 길잡이방’으로 꾸며 오는 10월 29일(화)부터 2025년 2월 9일(일)까지 작은 전시를 개최한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은 1909년 1월~2월 두 차례 순행을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순행한 것을 남순행(1.7.~13. 6박 7일),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간 것을 서순행(1.27.~2.3. 7박 8일) 또는 서북순행이라 한다.


국왕이 남북 국경지대인 부산과 신의주까지 순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순종의 순행은 통감 이토 히로부미와 통감부, 일본 정부에 의해 치밀하게 준비·진행됐다. 당시 국내의 반일 감정을 무마하고 친일로 전환시키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기획된 순행이었기에, 순행에 대한 국내 여론은 좋지 않았다. 


1909년 순종은 경부선을 따라 부산으로 향하던 1월 7일~8일(1박 2일) 대구에 행차했으며, 마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12일~13일(1박 2일) 다시 대구를 방문했다. 전시에서는 신문기사·사진·각종 지도·통감부 기록 등을 통해 순종 행차 당시 대구의 모습과 행차 이후 대구 사회를 톺아볼 수 있으며, 이미지와 실물 자료 20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1909년 행차 때, 대구의 모습은 이러했다. 1월 7일 순종을 환영하기 위해 거리에는 3만여 명이 모였고, 수창학교(현 대구수창초등학교) 학생들은 순종이 군함에 태워져 일본으로 끌려갈 수도 있다고 여겨 이를 저지하고자 철로에 누워 순종의 행차를 막으려고 했다.


동년 1월 12일에 순종은 요배전이 건립돼 있던 달성공원을 찾아 학생들의 운동회와 무용 등을 관람하고 공원의 언덕을 거닐며 도심을 바라보았다. 순종의 대구 행차에서 이토 히로부미는 2번의 연설을 하기도 했다.


당시 달성공원을 찾은 순종과 이토 히로부미는 기념식수를 한 바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현재 달성공원에 남아있는 가이즈카 향나무를 이때 심어진 기념식수라 하여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료에 따르면, 가와이 아사오(河井朝雄)가 지은 ‘대구물어(大邱物語)’(1931)에 “달성공원에 행차해 순종과 이토 히로부미가 기념식수를 했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기록하고 있어 1931년부터 순종과 이토 히로부미의 기념식수는 그 흔적으로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순종은 대구에서 지방 교육 장려와 행정에 사용할 목적의 하사금을 내렸다. 그 하사금 일부는 은사관(恩賜館) 건립에 사용됐으며, 그곳은 사회운동단체들의 집회 및 교육공간으로 활용됐다. 순종 행차 이후 대구에는 이를 기념해 어행정(御幸町)이란 지명과 어행교(御幸橋) 명칭이 생겼다.  


대구근대역사관 관장을 맡고 있는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대구근대역사관은 대구를 찾은 사람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대구 역사의 일면을 살펴보고 있는데, 지난해 발간한 학술자료집 ‘대구근대역사관과 근대 대구’ I(2023년)에서는 미국 해군 장교 조지 포크(1884년)와 여행가 샤를 바라(1888~1889년), 뮈텔 주교(1893년, 1903년), 그리고 윌리엄 베어드 목사(1895년) 등 선교사들이 남긴 기록에 보이는 대구의 모습을 주목했다”며, “1909년 순종의 행차도 당시 대구 사회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인데, 가을날 박물관에 오셔서 대구 역사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근대역사관은 이번 작은전시를 비롯해 열린 역사문화 강좌·답사·도서 발간 등을 통해, 대구 역사의 주요 내용을 발굴하고 조명하여 지역 사회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3. 제천 S목욕탕 여탕 냉탕서도 ‘인분’…남탕 이어 위생 논란 확산 충북 제천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대변을 본 혐의로 40대 남성이 입건된 가운데, 같은 지역의 또 다른 목욕탕에서도 인분이 반복적으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제천시 청전동의 S 목욕탕을 이용 중인 A(여) 씨는 “최근 냉탕에서 인분이 떠다니는 일이 잇따랐다”며 “지금까지 8차례나 이런 일이 있었지만, 누가 그런 짓을 ...
  4. 24일 경찰 고위직 경무관 51명 인사 전보...서울경찰청 '수사 3인방' 전격 교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경찰 간… [뉴스21 통신 =추현욱] 경찰청이 24일 경무관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문관은 '경찰의 별'로서 시·도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인천 등 경찰청 부장, 경찰청 심의관 등으로 근무한다.경찰청 국제협력관으로 이재영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치안상황관리관으로 강순보 강원경찰청 공공안전부장...
  5. 제천시, 11월 3일부터 자체 경제활력지원금 지급 시작 충북 제천시가 지역 내 소비 촉진과 경기 회복을 위해 ‘제천시 자체 경제활력 지원금’을 오는 11월 3일부터 지급한다.지원금은 제천시민 1인당 20만 원,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은 30만 원이 지급된다.지급대상은 10월 10일 기준 제천시에 주민등록이 있는 시민, 그리고 제천에 체류 중인 결.
  6. 파주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 11월 1일 개최 파주시는 오는 11월 1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운정호수공원 일원에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올해 불꽃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며,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시 35분 ‘불꽃쇼’와 ‘불빛정원’이 이어 진행될 예정이다.파주시는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
  7. 몸속의 불멸 코드 — 2025 노벨의학상이 밝힌 '면역의 오해' [뉴스21 통신=홍판곤 ]2025년 10월 6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포럼에서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메리 E. 브룬코우, 프레드릭 J. 램스델, 시키몬 사카구치 세 명을 선정했다. 그들이 밝혀낸 것은 우리 몸속의 '면역 브레이크', 즉 조절 T세포였다. 면역은 단순히 싸우는 기능이 아니라, 싸움을 멈출 줄 아는 지혜를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