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올 수확량 저조한데 “군량미는 계획대로 상납” 농민에 강요
  • 김만석
  • 등록 2019-12-10 12:51:22

기사수정



북한의 올해 쌀 수확량이 지난해 보다 적어 군량미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각 협동농장에 수확량이 아무리 적어도 무조건 계획만큼 군량미로 상납하라고 강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동농장 관리인들이 계획의 절반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히자 최소한 70% 이상은 상납해야 한다고 강요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평안남도 문덕군 당(黨)위원회가 협동농장 관리위원장들을 모아 놓고 무조건 계획의 70% 이상을 당에 바치겠다는 서명을 하게 했다”면서 “당위원회가 서명을 하지 않으면 귀가시키지 않겠다고 해 회의에 참석한 협동농장 관리위원장과 리 당위원장들은 꼬박 이틀 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노동당 군사위원회의 군량미 수급에 대한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군당위원회가 협동농장 관리위원장들과 리당위원장들을 소집하면서 이뤄졌다. 회의에서 군당위원회 간부들은 ‘당의 지시대로 계획된 군량미 상납을 한 알도 허실없이 무조건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강요에 농장 간부들은 난색을 표했다. 바로 “올해 농사작황으로 볼 때 100%는 불가능하고 50%도 상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군당위원회 간부들은 강경책을 내놨다. 회의장 출입문을 봉쇄하고 계획의 70% 이상을 납부하겠다고 서명해야만 귀가 조치하겠다고 맞섰던 것이다. 이렇게 서로 양보 없는 대치 상황이 약 50시간 동안 이어졌다.


 

농장 관계자들이 군당위원회 간부들과 대치하는 동안 회의장에는 난방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식사나 물도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북한 협동농장들은 해마다 정해진 할당량의 군량미 납부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수확량이 부족해도 무조건 계획량만큼 상납하는 것을 당연시 해왔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수확량이 적어도 어쩔 수 없이 계획만큼 납부하겠다고 서명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이번에는 농장관계자들의 반응이 완강했다”면서 “그만큼 올해 수급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전했다.


매년 수확철이 지나면 군량미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군인들과 쌀을 적게 납부하려는 농장원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는데 지난 10월 평안남도 자산 농장에서는 군부대 관계자들과 농장원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면서 군인들이 실탄을 발사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농민에게 실탄을 겨눈 군인이 처벌되기 보다는 오히려 ‘애국미’ 확보를 위해 잘 싸웠다며 표창과 승급이 이뤄져 농민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을 두고 농민들은 정말로 납부할 쌀이 없는데 어떻게 계획량을 채우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제 우리도 악만 남았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올해 쌀 수확량이 저조함에 따라 군량미를 확보하려는 군 당국과 농민들 사이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출처=데일리엔케이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2.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울산시, 청년형 유홈(U home) 청년들에 인기 [뉴스21 통신=최세영 ] 유홈(달동)                          유홈(백합)유홈(삼산)유홈(양정)유홈(태화)                                ▲ 조감도제공=울산광역시울산시가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청년층의 주거만족도 향상을 위해 추진 중...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