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이번 APEC에 알렉세이 로그비노비치 오베르추크 부총리를 파견했다. (사진=러시아 연방 정부 홈페이지(government.ru)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낸 러시아가 동시에 북한에도 경제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는 한국과의 경제 채널을 유지하는 한편, 북한과의 정치·군사적 유대를 병행 강화하려는 복합적 외교 행보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러시아 경제대표단이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코즐로프 장관은 북러 정부 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경제공동위원
평양국제비행장에서는 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북측 공동위원장)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직접 대표단을 맞이했다. 코즐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은 이달 9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 참석 이후 불과 3주 만이다.
한편 러시아는 같은 시기 APEC 정상회의에도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국제문제 담당 부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했다. 오베르추크 부총리는 지난 29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해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주요 회의에 참석 중이다.
APEC 의장국인 한국 정부는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 정상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 이후 외국을 방문하지 않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실무급 대표단을 보내 외교적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행보를 택했다.
러시아가 오베르추크 부총리의 방한 시점에 맞춰 코즐로프 장관을 북한에 파견한 것은, 한쪽에서는 한국과의 경제협력 라인을 끊지 않으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북한과의 전략적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조율된 행보로 보인다. 특히 북러 경제공동위원회는 양국의 최고위 경제협력 창구로, 무역·기술·에너지 분야 전반을 논의하는 장관급 회의체다.
이 위원회는 소련 시절인 1960년대에 설립된 이후 1992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로 재편됐으며, 1996년 현 명칭으로 첫 회의를 열며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11월 제11차 회의가 열린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 목적이나 구체적 의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북러 간 무역 재개, 자원 협력, 인프라 교류 등 실질적 경제 협력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가 한반도 내 전략적 균형을 의식해 ‘양방향 외교’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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