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경찰, 퇴직자 3명 중 1명 로펌행…임의취업도 최다
  • 추현욱
  • 등록 2025-10-30 06:31:18

기사수정
  • 최근 5년간 경찰 퇴직자 119명 로펌행 시도
  •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경찰의 수사권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

사진=네이버 db


[뉴스21 통신=추현욱 ]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자료'에 따르면, 2022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퇴직한 경찰 395명 중 119명(30.1%)이 로펌에 취업했거나 취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경찰의 로펌 재취업은 대부분 대형 로펌으로 집중됐다. 특히 수사 대응 경험이나 형사 전문 인력 수요가 높은 법무법인 YK, 율촌, 세종, 김앤장, 화우, 광장, 태평양 등이 주요 취업처로 확인됐다.


이 중 81.5%는 변호사 자격이 없는 '비변호사' 직책이었다. 직책별로는 '국장·전문위원·자문위원'이 77명(64.7%)으로 가장 많았고, 변호사(예비 포함) 22명(18.5%), 고문 13명(10.9%), 형사팀 직원 1명(0.8%) 등 순이었다. 비상근 형태의 '자문'·'고문' 직책을 활용해 취업심사를 우회하거나 형식적으로 통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는 퇴직 후 3년 이내, 퇴직 전 5년간 근무한 부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경우 사전에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 인사혁신처는 경찰청과 협의해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로펌 취업을 시도한 퇴직 경찰 119명 중 ▲취업 가능 54명(49.6%) ▲취업 제한 38명(29.4%) ▲불승인 21명(16.0%) ▲취업 승인 6명(5.0%)으로, 절반 가까이 사실상 취업 허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심사조차 받지 않은 '임의취업' 사례도 경찰이 가장 많았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5년간 퇴직 공직자의 임의취업 770건 가운데 경찰청이 224건으로 최다였다. 자진신고가 143건(63.8%), 국세청·건강보험공단 자료에 기반한 일제조사로 확인된 사례는 81건(36.2%)이었다. 이는 국방부(106건)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임의취업은 공직자윤리법 위반에 해당하며, 적발 시 최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수사권이 확대되면서 로펌의 경찰 영입이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일부 대형 로펌은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찰 고위직에게 변호사 자격이 없어도 연봉 2억원 안팎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수사 실무 경험은 법무법인 입장에서 사건 수임에 도움이 되기에 일부 수요가 존재한다"면서도 "현직 수사관과 선후배 관계를 통한 사적 정보 공유 가능성 등은 공정성 훼손 우려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칠승 의원은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과 감시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라며 "수사 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흔들리지 않도록 공직자윤리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3.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4.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5. “삼성전자, 2026년 영업이익 67조 전망”…IBK투자증권, 목표가 14만원 상향 삼성전자가 내년을 넘어 2026년까지 가파른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업황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2026년까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4만원으로 상향 조...
  6. 국내 유명 배우 겸 모델 A씨, 캄보디아 인신매매 모집책 혐의…"한국 여성 강제전환"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배우 겸 모델 A씨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의 한국인 여성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30대 여성 B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일본어 통역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B씨를 프놈펜으로 출국시켰고 현지에서 조직원에게 500만원을 받고 넘긴 혐...
  7. 24일 경찰 고위직 경무관 51명 인사 전보...서울경찰청 '수사 3인방' 전격 교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경찰 간… [뉴스21 통신 =추현욱] 경찰청이 24일 경무관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문관은 '경찰의 별'로서 시·도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인천 등 경찰청 부장, 경찰청 심의관 등으로 근무한다.경찰청 국제협력관으로 이재영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치안상황관리관으로 강순보 강원경찰청 공공안전부장...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