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이 태어나는 분자운에는 자기장이 있고, 성장하고 있는 아기별(protostar) 주위에는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원반이 형성된다. 이제까지 아기별 주위의 자기장이 아기별의 회전축과 나란하거나 강하면 원반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예상했지만 이를 뒤집는 관측 결과가 나와 별과 행성 형성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찾게 됐다.
한국천문연구원 권우진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세계 최대의 전파간섭계인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이하 ALMA,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이용해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 분자운에 속해 있는 ‘L1448 IRS 2’라는 초기 아기별을 관측했고, 원반 형성이 어려운 형태의 자기장 속에서도 원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별들은 분자운 속에서 밀도가 큰 지역의 중력으로 인해 급격하게 수축하며 만들어진다. 자기장이 난류보다 강한 분자운에서는 자기장 방향으로 물질 이동이 쉬워 자기장에 수직하며 편평한 구조가 먼저 형성된다. 이러한 구조 중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중력 수축이 일어날 때는 자기장도 함께 끌려 들어가 모래시계 모양의 자기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렇게 중력 수축하게 되면 중심부에 아기별이 만들어지고 주위로부터의 물질 유입으로 점점 질량이 커지게 된다. 유입되는 물질의 일부는 쌍극분출류 형태로 분출되기도 한다. (그림 3 참고)
중력 수축으로 형성된 아기별은 각운동량보존 법칙에 따라 빨리 회전하게 되고 유입되는 물질은 아기별 주위에 원반을 만든다. 모래시계 모양의 자기장이 아기별 구조체(protostellar system)의 회전축과 나란하거나 그 크기가 세게 되면 자기장에 의한 제동 효과(magnetic braking)가 너무 강해져 원반이 형성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왔다. 자기장의 자기력선을 고무줄에 빗대자면, 원반에 수직 방향으로 고무줄이 많이 엮여있으면 회전이 쉽게 멈춰지는 것과 같다.
L1448 IRS 2는 약 1000 AU 해상도로 관측한 선행 연구를 통해 자기장이 회전축에 나란하므로 중심 원반 형성이 기대되지 않는 아기별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이 이전에 비해 10배 높은 100 AU의 해상도로 관측한 결과, L1448 IRS 2 중심부에서 자기장이 회전축에 수직한 방향으로 급변해 있음을 새롭게 밝혀냈다. 이는 자기장 제동이 강한 형태, 또는 세기가 강한 자기장 속에서도 아기별 초기에 원반이 형성되면서 자기장을 변형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림 1 참고)
이러한 별 탄생 영역과 아기별의 자기장은 먼지로부터 나오는 열복사 관측을 통해 연구할 수 있다. 비구형의 먼지알갱이들은 자기장 속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고 자기장 방향에 수직으로 편광된 전파를 방출한다. 이런 원리를 바탕으로 밀리미터 또는 서브밀리미터 파장의 전파관측으로 편광 현상을 관측하면 자기장 방향을 추정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해발고도 약 5,000미터에 위치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전파간섭계인 ALMA를 통해 관측했다. ALMA는 전파망원경 66대로 구성된 전파간섭계로, 현재 3밀리미터에서 350마이크로미터 영역에서 관측한다. 동아시아, 북미, 유럽연합 컨소시엄과 칠레가 건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ALMA의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권우진 박사는 “자기장이 아기별 원반의 형성과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은 태양계 등 행성계의 기원을 밝히는 데 중요하다”며 “앞으로 자기장이 아기별로 유입되는 물질의 흐름과 주고받는 영향 등을 자세히 살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해당 논문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7월 1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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