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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원료·형태까지 공개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09-06 18: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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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사전에 인증한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 업체와 제작 기술 등 주요 정보도 모두 공개된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했다. 지난달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다. 한 총리는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려면 철저한 안전관리가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기차 제조 과정과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해 배터리로 인한 화재 발생을 막는 한편 피해가 생겼을 경우 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안전성을 정부가 직접 확인하는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 시범사업이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내년 2월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넉 달 앞당겼다. 그간 배터리 안전 인증은 제조사 자율에 맡겼지만 공공성과 객관성을 대폭 높여 국민 불안을 불식시키겠다는 취지다.

배터리 정보 공개 의무도 강화된다. 지금은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과 정격전압, 최고 출력만 공개되지만 앞으로는 어느 회사의 배터리가 들어가는지, 형태와 주요 원료는 무엇인지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전기차 정기 검사의 배터리 검사 항목을 늘려 셀 전압과 배터리 온도·충전 상태, 누적 충·방전 등도 살펴보기로 했다.

실시간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이상 징후를 확인할 수 있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기능도 고도화한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62만여 대 가운데 73%는 BMS 안전 기능이 장착됐다. 정부는 제조사와 함께 17%에 해당하는 10만여 대의 구형 전기차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BMS를 설치할 수 없는 초기 모델 6만여 대는 제작사의 무상 특별 점검 등으로 주기적인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자가 BMS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한다. 완성차 업체의 BMS 연결·알림 서비스 무상 제공 기간을 5년에서 10년 등으로 연장하고 BMS 서비스에 대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제공 보험사도 현재 8개에서 12개로 늘린다.


정부 주도로 BMS의 배터리 위험도 표준을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자동차 소유주가 정보 제공에 동의한 차량을 대상으로 당장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단계’인 경우 자동으로 소방 당국에 알리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자동차 과충전을 방지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도 올해 2만 기에서 내년 7만 1000기로 늘리기로 했다. 이미 설치된 완속충전기도 사용 연한과 주변 소방 시설 등을 고려해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교체한다. 과충전이 전기차 화재의 직접 원인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둔다는 것이다.

피해 최소화 대책에는 빠른 진화와 확산 방지, 보상 방안이 포함됐다.

원칙적으로 모든 신축 건물의 지하주차장에 화재 조기 감지와 연소 확산 방지가 가능한 ‘습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된다. 단 동파 우려가 있는 건물에는 성능이 개선된 기존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 설치를 허용할 방침이다. 배관 전체가 평상시 물로 차 있는 습식과 달리 준비 작동식은 일부 구간이 공기로 채워져 배관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낮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발생 시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자동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방 시설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지하에 불이 나면 연기가 차고 강한 열이 발생해 진화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화재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하주차장 내부 벽·천장·기둥 등에는 방화 성능을 갖춘 소재를 사용하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240개에 달하는 전국 모든 소방관서에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를 전진 배치하고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한 무인 소형 소방차를 내년부터 보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동주택 관리자 등에 대한 화재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스프링클러 등 소방 시설 임의 차단·폐쇄와 같은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제작사와 충전 사업자의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도 추진된다. 내년부터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동차 제작사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한편 기존 건물에 주차장 면적의 최소 2% 이상을 전기차 충전 구역으로 만들어야 하는 의무 이행 시기(내년 1월)는 비판 여론을 고려해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이 조치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산이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구축 건물에 한하고 의무 이행만 연기하는 만큼 충전 설비 보급 속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전기차가 확산하는 시기에 이번 화재가 자칫 전기차나 배터리에 대한 과도한 공포로 번지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과거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사고로 인해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며 “기술 발전으로 셀 자체 화재 위험은 줄고 BMS는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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