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화 약세 기조주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지난 2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글로벌 줌 세미나 '추락하는 엔화, 전망과 대응'을 개최하고, 엔저 원인과 향후 추이를 전망하고 국내 경제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엔저 현상은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엔화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라며, “양국 수출경합도가 과거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일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이 가장 치열한 국가주5)이므로 엔저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금융․산업 대응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前 일본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츠토무 와타나베 도쿄대 교수는 <엔화 약세 원인 및 전망>을 주제로 한 기조 발제에서,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의 경직적인 물가와 임금, 일본과 미국의 상이한 통화정책(日 완화 vs 美 긴축)으로 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의 물가와 임금수준은 20년 이상 동결된 것처럼 고착화되었고,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들은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었다.”고 언급했다.
“2022년 봄부터 물가와 임금주6)의 정상화가 시작됐으며, 올해 초까지 견조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에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기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기준금리를 플러스 수준으로 인상한 것”이라며 최근 일본 상황을 설명했다.
츠토무 교수는 “일본은행에서 물가와 임금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길 때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국가부채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며, “이러할 경우, 현재의 과도한 엔저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 전망했다.
패널로 참가한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과 변정규 미즈호은행 서울지점 자금실 그룹장은 ①아베노믹스 시기 과감한 양적완화에 따른 과도한 채무, ②기준금리 인상 시 채무에 대한 이자부담 능력에 대한 의문, ③미국의 대폭적 금리인하가 없을 시 미·일간 금리차 등을 이유로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과 엔화가치 회복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식 실장은 “엔저현상의 원인은 미·일 금리차에서도 발생하나, 과거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크다.”라며, “일본의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있으나, 외화(달러) 유입이 동반되지 않는 소득수지 위주여서 엔화 안정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정규 그룹장은 “일본은 국가부채 이자 증가 부담을 우려하여 기준금리 인상을 섣불리 할 수 없는 재정적 리스크가 존재한다.”면서 “일본 국채 금리는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액 감액 등의 영향으로 상승 기조에 있으나, 미·일 금리차 감안 시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 국면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박상준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는 '엔화 약세와 한국경제 영향과 대응' 주제발표에서, “최근 한국, 일본 및 중국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세 나라 통화가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라며, “일본 기업은 상품 단가를 엔화 가치가 절하된 폭만큼 낮추지 않고 있어 영업이익이 극대화되는 중인데 만약 원화가 엔화를 따라 절하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패널로 참가한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문위원 또한 “한·일·중의 유사한 산업 및 수출구조를 고려하면, 3국 통화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국내 산업 및 기업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와중에 슈퍼 엔저 장기화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라며 엔저로 인한 국내경제 피해를 우려했다.
정영식 실장은 엔저에 따른 한국 금융시장 리스크와 관련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일 금리차를 노리고 유입된 일본계 자금이 일본 기준금리의 플러스 전환(△0.1%→0.1%(’24.3월)) 이후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중”이라며, “해당 자금이 국내 및 신흥국에서 이탈 시 해당국 금융시장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고, 자금 이탈 이후 엔화가 강세로 전환까지 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좌장을 맡은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초엔저 양상이 심화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수출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고, 일본에도 득이 될 것이 없다”라며, “초엔저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연구개발 등 수출지원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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