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지인 차 몰래 운전하다 사고 냈어도…대법 "차주도 책임"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06-24 17:23:47

기사수정



지인이 자신의 차량을 몰래 운전하다 사고를 냈더라도, 차주에게도 사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는 A보험사가 박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2019년 10월 박씨는 게임 동호회에서 알게 된 허모씨와 함께 허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 인근에서 술을 마시다 허씨 집에서 잠들었다. 그런데 이튿날 오전 먼저 깬 허씨가 허락 없이 박씨의 자동차 열쇠를 가져가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했다. 허씨는 박씨의 차로 지나가던 행인 유모씨를 쳐 전치 14주의 상해를 입혔다.


주인 몰래 운전한 사실을 인정한 허씨는 위험운전치상·음주운전 혐의 등으로 2020년 6월 징역 8개월 확정판결을 받았다. A보험사는 피보험자인 유씨가 가입해 놓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담보 계약에 따라 보험금 1억4627만원을 유씨에게 지급했다.  

 

이번 소송은 A사가 유씨에게 지급한 보험금 전액에 대해 허씨와 박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2022년 9월 1심 재판부는 사고를 낸 허씨는 물론 차주인 박씨도 공동 책임이 있다고 본 보험사 측 주장을 받아들여 보험금 전액을 피고들이 부담하라고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3조)은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주체로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차를 절취 당한 차주 박씨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2심 재판부 판단이었다. 특히 ①박씨와 허씨가 가족 등 특별한 친분관계가 아니고 ②6~7시간 후 몰래 운전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며 ③박씨가 허씨의 무단 운전을 사후 승낙했을 것으로 단정 지을 수도 없다는 등의 이유로 “사고 당시 박씨의 운행지배·운행이익이 잔존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봤다.

 

반면에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자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봤다. ①박씨와 허씨가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다 허씨의 집에서 잘 정도로 친분이 있고 ②허씨가 자동차 열쇠를 손쉽게 손에 넣어 운전할 수 있었으며(박씨의 열쇠 관리상 과실) ③허씨가 집 근처 가까운 거리를 짧게 운전해 자동차 반환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다. 이를 감안하면 박씨의 운행지배·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지 않은 만큼 사고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표 계산 끝났나”…제천,새마을 1천명에 회의수당, 선거 앞둔 노골적 ‘조직 챙기기’ 논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 충북 제천시의회가 새마을지도자에게 회의 수당을 지급하는 조례개정을 추진하면서 ‘표심 관리용 입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국민의힘 소속 이정임·윤치국 의원은 지난 13일 ‘제천시 새마을운동조직 육성 및 지원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은 시장 또는 읍·면·.
  2. [속보] 미국 대법원, 트럼프의 국가별 상호관세 '위법' 판결 [속보] 미국 대법원, 트럼프의 국가별 상호관세 '위법' 판결
  3. "코스피 5800시대"...글로벌 자금 유입에 채권혼합형 ETF '10조' 돌파 [뉴스21 통신=추현욱 ]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글로벌 자금의 강력한 유입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58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혼합형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역시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10조 원을 넘어서며 질적 성장을 입증했다.글로벌 ‘바이 코리아’&...
  4. 대통령특별지시사항 적극행정실천(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 동포간담회) 【 대통령특별지시사항적극행정사례-주아르헨티나한국대사관-동포간담회시행및보고】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이재명대통령 특별지시사항 적극행정실천“ KB금융그룹/국민은행의 위법 & 불법행위 (아르헨티나 교민150여명이상, 20여년 피눈물과 고통외면 사건관련 현지 최대민원 특별동포간담회 실시)대통령께 보고되도록 재외동포...
  5. 트럼프 '상호관세 종료' 행정명령…대체수단으로 관세 10%, 24일 0시 1분부터 발효 [뉴스21 통신=추현욱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라 해당 관세 징수를 종료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행정명령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된 관세들이 더 이상 효력이 없으며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추가 징수는 ...
  6. 무안 양돈농장서 ASF 확진… 전남도, 확산 차단 총력 [뉴스21 통신=박철희 ] 전라남도는 지난 20일 무안군 현경면 소재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됨에 따라 신속한 초동방역 조치를 실시하고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해당 농장은 돼지 3,500마리를 사육 중이며, 농장주의 폐사 신고를 접수한 전남도동물위생시험소가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ASF로 최종 확진됐...
  7. 해남군, 2026년 농어민 공익수당 신청 접수 시작 [뉴스21 통신=박철희 ] 해남군이 2026년 농어민 공익수당 지급 신청을 받는다. 올해 지급액은 7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0만 원 늘었으며 전액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상반기 중 지급될 예정이다.신청 기간은 2월 19일부터 3월 13일까지이며, 주소지 읍·면사무소에서 접수할 수 있다. 대상은 농업·어업·임업 경영정보를 등록한 경영체.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