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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기후국회 배지’가 등장한 이유는?
  • 김만석
  • 등록 2023-03-10 09: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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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뉴딜 시민행동, 국회의원 300명의 기후위기 대응 의정활동 조사 및 순위 평가
  • 분산에너지 활성화법 등 주요 법안 여전히 계류 중... 재생에너지 입법 연내 통과 절실
  • 후퇴하는 기후정책에 큰 우려... 여당 분발하고 기후특위 중심으로 기후대응 앞장서야


▲ 사진=9일 국회 인근 광장에서 그린뉴딜 시민행동 조사에 참여했던 시민 13명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는 ‘기후국회’가 되어 줄 것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그린피스 제공



9일 오전 국회 주변 한강공원에 가로 4미터 높이 3미터의 대형 국회 배지가 등장했다. 투명 벽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을 뒤로 국회의 모습이 보이는 가운데, 국회 배지 중앙에는 국회 대신 ‘기후국회’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이번 퍼포먼스는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그린피스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13명의 참가자는 각각 주황색과 노란색 페인트를 손에 묻혀 약속을 의미하는 손도장을 찍으며 태양처럼 밝게 빛나는 기후국회 배지를 구현했다. 참가자들은 국회가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며 각자가 국회에 바라는 사항을 배너 옆 벽면에 써 내려갔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시민 모두는 그린피스의 자체 자원봉사자 그룹인 그린뉴딜시민행동 3기 참여자들이다. 그린피스는 이날 올해 1월부터 3개월 동안 시민들이 조사한 지난 해 국회의원 3백 인의 기후위기 관련 입법 활동 및 국정감사 주요 발언 평가 결과를 함께 공개했다. 이번 조사 결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의정 활동에서 기후대응 관련 법안 대표 발의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약 2.3배 높았다.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위기 적응 관련 법안의 대표 발의를 의석당 건수 기준으로 살펴보면 정의당이 1.17(7건/6석)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본소득당 1건(1건/1석), 더불어민주당 0.41건(70건/169석) 국민의힘 0.27건(31건/115석) 순이었다.


기후위기 관련 대표 발의와 공동 발의, 국정감사 주요 발언 결과를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매긴 결과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의원, 정의당 소속 류호정 의원, 민주당 소속 양이원영, 어기구, 이학영 의원이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기후위기 대응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 사진=정당별 의석수 대비 기후위기 대응 법안 발의 수는 정의당이 1.17로 가장 높았고 기본소득당1, 더불어민주당 0.41, 국민의힘 0.27 순이었다/ 그린피스



소관위 별로는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27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가 20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가 19건,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1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총 발의된 기후 관련 법안은 110건이었으나 이 가운데 91건이 아직 계류 중이다. 6건이 가결되었고 3건이 수정 가결됐으며 사실상 가결과 마찬가지인 대안 반영은

10건이었다. 또 그린피스는 지난해 발의된 기후 관련 법안 중 2030년 이전까지 1.5도 온도 상승폭 제한에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는 법안 TOP 5를 선정했다. 여기에는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인 불합리한 이격거리 규제를 철폐하도록 하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신영대 대표 발의)’, 탄소세 도입을 위한 ‘탄소세기본법(기동민 대표 발의)’, 기업들이 ESG 내용을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용우 대표 발의)’ 등이 선정됐다.


행정부가 기후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는지를 감시하는 국정감사에서는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제로에너지 주택의 필요성을 지적했던 내용이나 같은 당 김한규 의원이 금융기관들이 탈석탄을 선언한 이후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에 금융지원을 하는 그린워싱 행태를 지적한 부분 등이 의미 있는 발언으로 분류됐다. 그린피스는 2022년 법안 이외에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이하 분산에너지법)’ 역시 반드시 연내 통과가 이뤄져야 할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분산에너지법은 재생에너지와 같은 분산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하고 지역 단위의 재생에너지 전력 소비와 판매의 길을 열어줄 수 있어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할 중요한 법안으로 연내 통과가 절실하다.


이번 조사를 함께 기획한 그린피스 정상훈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기후위기 대응은 여야, 진보 보수를 넘어 지속가능한 한국 경제와 국민의 생존을 담보하는 중요한 과제임에도 집권당이 책임 있는 역할을 못 해주고 있어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정 캠페이너는 또 “국제에너지기구가 향후 5년간 재생에너지 설치량이 지난 20년 수준과 맞먹을 정도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후퇴시킨 데 이어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마저 부실하게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스럽다”면서 “최근 출범한 기후특위를 중심으로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도 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와 퍼포먼스에 참여한 대학생 김준성 씨는 “기후위기는 국가 역량의 총력을 기울여야 할 총체적 위기이기에 속히 법으로 이를 대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기후위기를 헤쳐 나갈 가장 중요한 동력이 시민의 연대임을 인식하고, 국회가 정파를 뛰어넘어 시민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그린피스는 지난 2020년 하반기 그린뉴딜 시민행동 1기 활동을 시작으로 시민들과 함께 해마다 국회 모니터링을 진행해왔으며 올해로 3기를 맞았다. 그린피스 자원봉사자들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입법안과 국정감사 회의록을 통해 모니터링을 진행, 기후위기 대응 관련 주요 키워드(기후, 에너지, 탄소, 재생, 온실가스, 방재, 재난)로 관련 법안 및 주요 발언을 1차 분류했다. 그린피스는 이 데이터를 검토해 최종 성적을 산출했다. 그린피스는 시민과 함께하는 국회 모니터링 활동을 지속하는 한편, 정부와 국회가 기후위기 대응에 박차를 가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캠페인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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