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FA영화 ‘맨발의 꿈’으로 잘 알려진 ‘동티모르의 히딩크’ 김신환 감독은 올해로 동티모르 생활 20년 차를 맞았다. 인도네시아로부터 갓 독립한 약소국이었던 동티모르에 사업차 방문했다가 우연히 운명처럼 유소년 축구팀을 맡게 된 김신환 감독은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에도 동티모르와 동티모르 축구에 변함없는 열정을 쏟고 있다.
유소년 시절 김 감독에게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은 이제 동티모르 남자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신환 감독은 전화 인터뷰에서 “제자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웃었다. 그는 “동티모르와 같은 저개발국은 축구 인기가 높음에도 인프라를 잘 갖추지 못해 선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더디지만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동티모르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묻자 김신환 감독은 “돈이나 금전적인 성공을 생각했으면 하지 못했을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나 또한 젊었을 때는 돈이나 성공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이곳에 와서 그런 게 차츰 없어졌다. 동티모르 축구를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까 그뿐이다. 남들은 내게 고생한다고 하지만, 사람이 태어나 이름 석 자를 남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라며 동티모르의 삶에 만족해했다.
김 감독은 “처음 십여 년은 월급 없이 일했다. KFA의 지원이 생긴 덕분에 이렇게 장기간 일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KFA는 해외 지도자 지원 사업을 통해 상대적으로 축구 인프라가 낙후된 국가에 한국인 지도자를 파견하고 지도자 급여를 지원함으로써 해당 국가의 축구 발전을 돕고 지도자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어 김 감독은 “최근 한국 정부 지원으로 동티모르에 스포츠센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이 잘 갖춰진다면 남자축구와 여자축구 모두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체계적, 과학적 선수 육성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동티모르 체육청소년청은 2020년 8월 '동티모르 스포츠를 활용한 아동발달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아동·청소년의 스포츠 참여 확대와 전인적 발달에 힘쓰고 있다.
“아직 할 일이 많다”며 웃은 김 감독은 “현재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는 동남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게 됐지만, 그것인 성인 국가대표팀으로는 잘 연결되지 않고 있다. 축구팀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고, 선수와 지도자에 대한 처우, 문화적인 이유도 있다. 동티모르 정부, 축구협회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하는 날까지 내 역할을 다하고 싶다”며 여전한 도전정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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