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실명제 이후 개설된 차명계좌에도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과징금 부과는 지난 1993년 금융실명제가 시행되기 전 개설된 계좌에만 부과하도록 돼 있다.
현행법상 과징금 부과가 가능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가 27개, 자산이 61억 8천 만원에 불과한 건 이 때문이다.
이렇게 차명계좌를 활용한 일부 고액자산가의 탈법 행위가 만연하다는 문제 인식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금융실명제 이후 개설 계좌를 활용한 차명 금융거래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한다.
또, 과징금 산정 시점과 부과비율을 현실화해 제재 효과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실명법 위반 제재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수사기관과 과세당국, 금융당국 간 차명 금융거래 정보 공유를 위한 근거 조항을 신설한다.
과세당국이 자금 실권리자를 직접 제재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 규정도 만들기로 했다.
검찰 수사와 국세청 조사 이후 밝혀진 차명 금융자산에 대해서도 지급정지를 조치한다.
다만, 자녀 명의의 계좌나 동창회 계좌 등 일반 국민의 정상적 금융거래로 볼 수 있는 차명 거래는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법안이 이른 시일 안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