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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자살 중학생 학교폭력 피해 사실 드러나 - 학교장 사실 은폐 정황 윤영천
  • 기사등록 2017-09-11 17: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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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두 차례나 '혐의 없음'으로 결론났던 울산지역 중학교 1학년의 자살 사건이 경찰 수사 결과,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동급생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학폭위의 부실 검증과 함께 학교장이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지난 6월 청소년 상담센터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진 이모(13) 군에 대한 수사 결과, 이군이 동급생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가해 학생들은 입학 직후인 지난 3월부터 팔과 뒤통수를 때리고 말투를 따라하거나 의자에 앉지 못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군을 괴롭혔다. 타 지역 출신인 이군이 경상도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이 군은 지난 4월 학교 3층 복도에서 밖으로 뛰어내리려 했고, 이를 목격한 학생들이 가로 막았다.


 이후 청소년 정신건강증진센터 상담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센터 측이 이 같은 사실을 학교 측에 알리면서 학교폭력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5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이 군이 정신과 치료 전력이 있고 돌발행동을 자주한다는 이유로 동급생들의 학교폭력 혐의는 없다고 결론을 냈다.

   

 이어 학폭위는 이군에게 정신과 치료와 함께 대안학교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는 '병원 진료 및 학업중단 숙려제 실시'를 통보했다.


 이후 이 군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6월 울산의 한 청소년문화센터 옥상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군의 아버지는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울산시에 재심을 요청했지만 이마저 기각됐다.


 경찰 조사에서 해당 학교 교장 정모(52)씨가 이번 사건의 수사를 맡은 담당 경찰관인 조모(40) 경사에게 수사 무마를 대가로 뇌물을 주려고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 7월 정씨는 조 경사에게 전화를 걸어 "경사님 선에서 덮고 끝내 주면 좋겠다. 한두 사람이 다치더라도 다른 사람은 좀 살아야 되지 않겠나"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 날 조 경사를 만나 차에 억지로 태운 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무릎을 꿇고 손가락 두 개를 올리며 "이거면 되겠느냐. 제발 살려달라"고 매수를 시도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손가락을 편 적이 없다. 술 좋아하시냐는 의미로 잘 부탁한다고 엄지 손가락을 올렸을 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정씨를 뇌물공여 의사표시죄 등의 혐의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씨는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안하다'는 말 외에 일체의 해명을 거부했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만간 울산지방법원 소년부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이 군의 학교폭력 도움 요청에도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은 학교전담경찰관에 대해서도 직무유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군의 아버지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내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을 잃었다. 자식을 두 번 죽인 것이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며 "가해학생 뿐만 아니라 학교와 시교육청, 시청 재심위원 등 모두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방경찰청은 오는 12일 오후 3시 경찰청 대강당에서 시교육청과 함께 '학교폭력 및 청소년 자살예방 정책 포럼'을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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