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지리산골프장 사업 사실상 백지화…“시민의 승리”
  • 박민창 사회부
  • 등록 2025-10-23 00:01:08
  • 수정 2025-10-23 13:17:38

기사수정
  • 20년 끌어온 개발 논란, 주민과 시민의 저항으로 막 내려

지리산골프장 사업 사실상 백지화…“시민의 승리”

[뉴스21 통신=박민창 ] 전남 구례군 사포마을 숲에 조성될 예정이던 지리산골프장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구례군은 지난 10월 19일 MBC 보도를 통해 “사업자의 추진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사업 무산을 공식 인정했다. 


20여 년간 추진과 중단을 반복해온 이 사업은 결국 주민과 시민사회의 끈질긴 저항에 막혀 좌초됐다.


지리산골프장 사업은 2002년 처음 제안된 이후 여러 차례 재추진됐으며, 2023년 구례군이 벌목 허가를 내주고 시행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다시 추진에 나섰다. 


그러나 벌목은 ‘재선충 방제’라는 명분 아래 진행됐지만, 실제로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를 집중적으로 베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불법 벌목도 확인됐다.


이후 해당 지역의 생태자연도 등급이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되며 편법과 불법이 얽힌 사업 추진의 실체가 드러났다. 


여기에 토지 소유권 문제와 인허가 절차 지연이 겹치며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구례군도 “내년 2월까지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인정했다.


이번 사업 무산은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조직적인 저항이 결정적이었다. 


2023년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사람들’과 사포마을 주민들이 비상대책위를 꾸려 매주 집회를 열고, 기자회견,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문화행사 등을 통해 여론을 환기시켰다.


특히 사포마을 다랭이논은 2023년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며 환경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시민단체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은 23일 성명을 통해 “이번 무산은 시민의 승리”라며 “구례군은 행정력 낭비와 환경 파괴, 공동체 분열에 대해 사과하고 성실한 복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리산은 국립공원 경계 안팎을 가리지 않고 보호받아야 할 자연”이라며 “개발 논리를 멈추고 진정한 자연 회복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골프장 예정지였던 벌목지에는 이미 활엽수 맹아와 아까시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어 인공 조림보다는 자연 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민들은 여전히 벌목으로 인한 토사 유출과 상수도 오염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어, 구례군의 실질적인 복구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3.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4. 국내 유명 배우 겸 모델 A씨, 캄보디아 인신매매 모집책 혐의…"한국 여성 강제전환"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배우 겸 모델 A씨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의 한국인 여성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30대 여성 B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일본어 통역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B씨를 프놈펜으로 출국시켰고 현지에서 조직원에게 500만원을 받고 넘긴 혐...
  5.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6. “삼성전자, 2026년 영업이익 67조 전망”…IBK투자증권, 목표가 14만원 상향 삼성전자가 내년을 넘어 2026년까지 가파른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업황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2026년까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4만원으로 상향 조...
  7. 24일 경찰 고위직 경무관 51명 인사 전보...서울경찰청 '수사 3인방' 전격 교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경찰 간… [뉴스21 통신 =추현욱] 경찰청이 24일 경무관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문관은 '경찰의 별'로서 시·도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인천 등 경찰청 부장, 경찰청 심의관 등으로 근무한다.경찰청 국제협력관으로 이재영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치안상황관리관으로 강순보 강원경찰청 공공안전부장...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