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속보]수업 중 ‘스마트폰 금지’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내년 1학기부터 적용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8-27 20:28:07

기사수정


내년 3월부터 초중고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교내 휴대전화 사용과 소지를 제한할 수도 있다. 청소년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문제라는 인식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법으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자율적 조정의 여지를 없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각 학교가 학칙을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따라 법의 실효성에도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수업 중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규정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 1학기부터 초중고교생은 원칙적으로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

개정안은 ‘학생은 수업 중에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장애가 있거나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등이 보조기기로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또 교육 목적이 있거나 긴급한 상황 대응 시에도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학교장과 교사가 학생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할 수 있게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서라면 ‘교내 스마트기기의 사용·소지를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스마트기기 사용·소지를 제한할 때 적용되는 제한 기준과 방법, 스마트기기 유형 등 필요한 사항은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을 줄이자는 취지로 발의됐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발의 제안 이유를 보면 “한국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며 “학생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쓰여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생활지도고시에서 규정한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법률로 상향해 입법한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학교에서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은 학생 인권 침해, 스마트폰 과의존과 이에 따른 학습 능력 저하 등 여러 쟁점에서 논란이 돼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의 휴대전화 수거에 대해 2014년부터 학생 인권 침해라는 의견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0월 의견을 바꿨다. 당시 인권위 비상임위원이었던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아동권리협약이 보장하는 사생활, 통신에 대해 자의적이거나 위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개정안을 놓고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에선 “과잉 입법”이라는 우려가 여당 의원들에게서 나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마트기기 사용이 아이들의 발달에 얼마나 위해한지에 대해선 공감한다”면서도 “아이들 간에 충분히 논의를 통해 결론 내릴 수 있는데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다 보니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고 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도 “스마트폰이 얼마나 아이들의 뇌에 악영향을 끼치는지 실증적 연구가 많다”면서도 “스마트폰 사용 규제 입법화의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고 했다.

청소년 단체의 반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인권운동단체들은 지난달 24일 “법률로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의 원칙적 금지’ ‘학교장의 금지 권한’을 명시할 경우, 자율적 조정과 소통의 여지는 사라지고 각종 강제적·자의적 인권 침해가 허용될 여지가 너무나 크다”고 했다. 경남청소년유니온은 이날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미 전국 대부분 학교가 학칙으로 스마트폰 사용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데다, 개정안이 교내 스마트폰 사용의 제한을 할 경우 학칙으로 기준과 방법을 정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김범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시 학칙으로 ‘교육의 목적’과 ‘긴급한 상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쟁점이 될 수 있다”며 “법률 개정과 관계 없이 결국 학칙으로 정해야 하는 사항이라서, 선언적인 수준의 상징입법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5. 잡초 무성한 레드카펫…정체성 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충북 제천시가 청풍호반을 떠나 제천비행장에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개최했지만, ‘정체성 상실’과 ‘준비 부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시는 기존 청풍호반 특설무대의 한계(3천석)를 넘어 비행장에 5천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초대형 돔(Dome)을 설치하며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영화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개막식 관람객은...
  6. 유명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나동현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향년 46세 유명 게임 전문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해온 나동현(47) 씨가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약속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씨를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
  7. 전남경찰청, AI 음악으로 고속도로 안전운전 문화 확산 [뉴스21통신 박민창기자] 전라남도경찰청이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이색 홍보에 나섰다.경찰청은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와 협업해 9월부터 전남 지역 1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안전 메시지를 담은 AI 음악을 송출하는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