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추석전 검찰개혁 얼개' 언급한 이재명 대통령…"기소청" 전환 탄력받나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7-03 20:48:30

기사수정
  • 민주당 검찰청 폐지 '속도전'…검찰청 폐지·보완수사권·직접수사권 '핵심'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수사·기소 분리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검찰청에서 직접수사 기능을 제외한 기소청 또는 공소청 체제로의 전환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일한 주체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면 안 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며 "기소를 위해 수사하는 나쁜 사례가,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긴 시간 동안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을 두고 시간을 끌수록 현행 형사사법 체계의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석 달 남은 추석 전까지 검찰청을 폐지·해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그때까지 얼개를 만드는 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한 것은 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의 방향성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일각에서는 충분한 검토 없이 제도 변경이 앞서면 예상하지 못한 국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지휘부 공백 속에 체계적 대응은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만큼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검찰개혁 4법(검찰청 폐지·공소청 신설·중대범죄수사청 신설·국가수사위원회 신설 법안)에 대해 "형사사법 제도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결국 국회 과반을 차지한 여권의 의도대로 입법에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수사와 기소 분리 정책을 구현하는 수단은 크게 3가지로 거론된다. 검찰청 폐지, 보완수사권 폐지, 직접수사권 전면폐지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3가지가 한꺼번에 이뤄질 경우 자칫 수사 공백이나 법 체계상 정합성 부족으로 인한 국민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또 각급 검찰청을 이끄는 검찰총장이 헌법에 규정된 점도 거론된다. 검찰청은 행정부의 외청이지만 검찰을 이끄는 최고위 검사는 다른 기관과 달리 '청장'이 아닌 '검찰총장'으로 명명된다. 단독관청인 검사가 모인 검찰청을 이끄는 검사들의 장이 검사장이고, 이들 검사장을 지휘하는 조직 총수라는 의미에서 검찰총장이 규정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행 법체계에 따라 '검찰' 폐지가 단순한 수사기관 해체나 폐지와는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검찰개혁이 속도전으로 추진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민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대원칙 속에 법적 정합성이 맞게, 법적 공백이나 미비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의 '추석 전 얼개'론은 이런 점에서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은 변함이 없고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강조하는 성격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당이 강조하는 속도전을 로드맵에 따라 국회의 결단에 의해 실행하지만, 디테일에서는 미비점이나 혼란이 분출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실행돼야 한다는 의중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큰 틀에서 여당 당권 주자들이 내세운 모토에 수긍을 표하며 '수사 기소 분리' 원칙론을 확인하면서도 법조인 출신으로 법조에 대한 이해가 깊은 정성호 법무장관 후보자의 언급처럼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종합해 개혁을 완성해 가야 한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3. 제천 S목욕탕 여탕 냉탕서도 ‘인분’…남탕 이어 위생 논란 확산 충북 제천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대변을 본 혐의로 40대 남성이 입건된 가운데, 같은 지역의 또 다른 목욕탕에서도 인분이 반복적으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제천시 청전동의 S 목욕탕을 이용 중인 A(여) 씨는 “최근 냉탕에서 인분이 떠다니는 일이 잇따랐다”며 “지금까지 8차례나 이런 일이 있었지만, 누가 그런 짓을 ...
  4. 24일 경찰 고위직 경무관 51명 인사 전보...서울경찰청 '수사 3인방' 전격 교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경찰 간… [뉴스21 통신 =추현욱] 경찰청이 24일 경무관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문관은 '경찰의 별'로서 시·도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인천 등 경찰청 부장, 경찰청 심의관 등으로 근무한다.경찰청 국제협력관으로 이재영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치안상황관리관으로 강순보 강원경찰청 공공안전부장...
  5. 제천시, 11월 3일부터 자체 경제활력지원금 지급 시작 충북 제천시가 지역 내 소비 촉진과 경기 회복을 위해 ‘제천시 자체 경제활력 지원금’을 오는 11월 3일부터 지급한다.지원금은 제천시민 1인당 20만 원,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은 30만 원이 지급된다.지급대상은 10월 10일 기준 제천시에 주민등록이 있는 시민, 그리고 제천에 체류 중인 결.
  6. 파주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 11월 1일 개최 파주시는 오는 11월 1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운정호수공원 일원에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올해 불꽃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며,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시 35분 ‘불꽃쇼’와 ‘불빛정원’이 이어 진행될 예정이다.파주시는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
  7. 몸속의 불멸 코드 — 2025 노벨의학상이 밝힌 '면역의 오해' [뉴스21 통신=홍판곤 ]2025년 10월 6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포럼에서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메리 E. 브룬코우, 프레드릭 J. 램스델, 시키몬 사카구치 세 명을 선정했다. 그들이 밝혀낸 것은 우리 몸속의 '면역 브레이크', 즉 조절 T세포였다. 면역은 단순히 싸우는 기능이 아니라, 싸움을 멈출 줄 아는 지혜를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