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복지 밑돌 빼는 감세, 여야 해답 없는 경쟁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2-21 00:48:32

기사수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상속세에 이어 소득세, 법인세 감세까지 거론했다. 상속세율 인하를 주장하는 국민의힘도 근로소득세 완화안을 검토 중이다. 저출생·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 아래 이미 세수가 3년 연속 줄어든 상황에서 여야가 ‘저부담 고복지’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20일 충남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전략산업 분야에서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자동차·반도체 등 해외로 나가지 않은 국내 전략산업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여야의 감세 논의는 법인세 등 기업에 국한됐으나 최근 들어 개인의 소득세 인하까지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말하는 소득세 물가연동제는 예를 들어 물가가 3% 오르면 과세가액에서 그만큼을 빼주자는 것이다. 국내에서 소득세 감세가 필요한지는 논란거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2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5%)보다 낮다. 특히 누진세 구조인 소득세를 깎아주면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혜택이 더 크다. 지난해 소득 상위 10%가 전체 거둔 종합소득세의 85%를 냈다.

증세 대안 없이 감세만 하면 가뜩이나 부족한 세수가 더 줄 수 있다. 최근 2년간 총 87조원의 역대급 ‘세수 펑크’까지 발생했다. 윤석열 정부 3년간 법인세·종합부동산세·소득세 감면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 공격적인 감세 정책도 이뤄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국세 감면액은 78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15.9%)이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속세를 줄이려면 소득세를 높여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종합적인 접근 없이 단편적인 조세 감면만 추진하면 조세부담률이 점점 줄어 궁극적으로 정부의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모두 ‘복지 확대, 증세 반대’라는 양립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화로 복지 자연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감세 정책까지 펴면 노인·저소득층 등의 빈곤이 심해질 수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세금 부담과 한 짝을 이룬다”며 “‘부자 몰빵 세금, 보편 복지’는 존재할 수 없고, ‘저부담 고복지’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아동수당·기초연금도 물가에 연동해 매년 오르는데, 세수를 (물가에 연동해) 영구적으로 줄이면 기초생활보장제도·아동수당·고교 무상교육 재원은 어디에서 나오나”라고 반문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3. 제천 S목욕탕 여탕 냉탕서도 ‘인분’…남탕 이어 위생 논란 확산 충북 제천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대변을 본 혐의로 40대 남성이 입건된 가운데, 같은 지역의 또 다른 목욕탕에서도 인분이 반복적으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제천시 청전동의 S 목욕탕을 이용 중인 A(여) 씨는 “최근 냉탕에서 인분이 떠다니는 일이 잇따랐다”며 “지금까지 8차례나 이런 일이 있었지만, 누가 그런 짓을 ...
  4. 24일 경찰 고위직 경무관 51명 인사 전보...서울경찰청 '수사 3인방' 전격 교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경찰 간… [뉴스21 통신 =추현욱] 경찰청이 24일 경무관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문관은 '경찰의 별'로서 시·도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인천 등 경찰청 부장, 경찰청 심의관 등으로 근무한다.경찰청 국제협력관으로 이재영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치안상황관리관으로 강순보 강원경찰청 공공안전부장...
  5. 제천시, 11월 3일부터 자체 경제활력지원금 지급 시작 충북 제천시가 지역 내 소비 촉진과 경기 회복을 위해 ‘제천시 자체 경제활력 지원금’을 오는 11월 3일부터 지급한다.지원금은 제천시민 1인당 20만 원,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은 30만 원이 지급된다.지급대상은 10월 10일 기준 제천시에 주민등록이 있는 시민, 그리고 제천에 체류 중인 결.
  6. 몸속의 불멸 코드 — 2025 노벨의학상이 밝힌 '면역의 오해' [뉴스21 통신=홍판곤 ]2025년 10월 6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포럼에서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메리 E. 브룬코우, 프레드릭 J. 램스델, 시키몬 사카구치 세 명을 선정했다. 그들이 밝혀낸 것은 우리 몸속의 '면역 브레이크', 즉 조절 T세포였다. 면역은 단순히 싸우는 기능이 아니라, 싸움을 멈출 줄 아는 지혜를 ...
  7. 제5회 연지골 마을축제, 주민이 함께 웃고 즐긴 화합의 한마당 2025년 10월 25일(토) 오후 2시, 연지공원에서 '함께 만드는 우리의 이야기'를 주제로 제5회 연지골 마을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이번 축제는 종로구 종로5,6가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마을행사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관내 기관,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모아 준비한 주민 주도형 마을 축제로 꾸며졌다.□ "이웃의 정이 살아 숨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