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벨라루스와의 정상외교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남측의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정국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이라는 중대 국면에서 약 두 달간 침묵하던 그가 미 대통령 취임식 당일에 대외정책에 대해 다시 입을 연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오늘(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입장'에서, 벨라루스 대통령이 북한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나라들이 최고위급 상봉을 조직할 것을 제안했다는 타스 통신 보도가 있다며 "최소한 내가 알고 있기에는 그러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어 "나는 벨라루스 측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최고위급 접촉을 적어도 두해 전부터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는 데 대하여 잘 알고 있다"면서 "관계 발전을 희망한다면 자기의 의사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대표적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와 지난해 7월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등 관계 발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양국 간 정상회담은 북한이 아닌 벨라루스가 더 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솔직성은 국가간 쌍무관계에서의 출발점"이라며 "우리는 벨라루스 측이 이러한 입장으로부터 출발하여 우리와의 친선적이고 협조적인 관계발전을 지향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고 기꺼이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한미일을 겨냥한 담화를 발표해 온 김여정 부부장이 상대적으로 외교 비중이 낮은 벨라루스를 상대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외교와 관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이 북한 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해 11월 26일 국경 인근에 남측이 보낸 전단과 물품이 떨어졌다며 비난 담화를 내놓은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