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영, 장흥, 송추 등 추억의 유원지를 연결하는 ‘교외선’ 여객열차가 11일 다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4년 4월 1일에 이용객 감소 등을 이유로 여객열차 운행을 중단한 지 거의 21년만이다.
앞서 교외선은 1961년 7월에 능곡~가릉 구간을 1차 개통한 데 이어 2년 뒤인 1963년 8월에 가릉~의정부 구간의 운행을 시작하면서 전 구간이 다 연결됐다.
이후 교외선 주변은 대학생의 단합목적여행(MT) 장소나 연인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수도권순환고속도로가 개통하고, 광역전철 등이 연이어 도입되면서 이용객이 급감해 교외선은 결국 운행이 중단됐다.
그러다 교외선 주변 지역들을 중심으로 재개통 요구가 이어지자 2021년 8월 경기도와 고양·의정부·양주시, 국가철도공단, 코레일이 ‘교외선 운행 재개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게 되고, 3년여 만에 마침내 재개통에 이르게 됐다.
다시 운행을 시작한 교외선의 길이는 32.1㎞입니다. 교외선에서 운영하는 역은 모두 6곳인데요. 대곡역과 원릉역, 일영역, 장흥역, 송추역 그리고 의정부역이다. 이 중 일영역에는 미니박물관과 추억의 열차 간식판매 시설 등도 상반기 중에 들어설 예정이다.
의정부역에서는 국철 1호선과 환승이 가능하고, 대곡역에서는 서울지하철 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운정중앙~서울역) 등 4개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GTX-A노선은 지난해 말 개통했다.
교외선 재개통에는 모두 497억원이 투입됐고, 공사 기간은 약 38개월(2021년 10월~2024년 12월)이 소요됐는데요. 교외선을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탓에 우선 선로 보수와 점검에 시간이 걸렸다.
또 노반·궤도·통신·신호 등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량작업도 필요했다. 매년 열차 운영에 따른 손실비(연간 약 45억원 추정)는 기초지자체들이 나눠서 부담할 예정이다.
교외선을 오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모두 5량(칸)으로 구성된다. 맨 앞과 뒤에 디젤기관차가 있고, 그 사이에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차 1량과 승객이 타는 객차 2량이 연결되는데요. 모두 3편성이 준비됐으며, 이 중 1편성은 고장 등 유사시를 대비한 예비열차이다.
운영을 맡은 코레일은 교외선이 전철 운행이 불가능한 ‘비 전철화’ 노선임을 고려해 당초 디젤동차(RDC)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디젤동차는 엔진이 객차 아래에 설치돼 있어 얼핏 전동차처럼 보이기도 하는 데 힘이 좋아 언덕길도 잘 오른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디젤동차는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탓에 감축 대상인 데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정비를 하더라도 사용 가능기간(잔존수명)이 2년에 불과해 투입이 어렵게 됐다. 잔존수명이 5년은 돼야 운행이 가능하다.
그래서 결국 고심 끝에 주로 화물 운송에 사용하는 디젤기관차를 앞뒤로 붙여서 운행하는 방식으로 바꾸게 된 것인데 대신 다른 열차들과 달리 과거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내부시설과 외장을 새롭게 단장했다는 게 국토교통부 설명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무궁화호 열차를 한시적으로 운행하다가 현재 신규 개발 중인 수소전기동차(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해 달리는 친환경 동차)의 실증이 완료되면 이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교외선을 오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일단 하루 8회(편도 각 4회)만 운행한다. 전 구간 기본요금은 2600원입니다. 앞서 교외선 운행을 중단하기 직전인 2004년에는 6회(편도 각 3회)를 다녔다.
현행 열차 운행 시각표를 보면 대곡역을 기준으로 오전 6시와 7시대에 각각 1회씩 출발하고, 저녁엔 오후 6시와 7시대에 한편씩이 있는데요. 반대편의 의정부역도 비슷하다. 참고로 대곡역에서 의정부역까지는 약 50분 정도 걸린다.
이렇게 보면 교외선 열차는 당분간 통근 열차로 제한적인 역할만 가능할 듯하다. 예전처럼 관광 목적으로 이용하려면 낮 시간대에 운행하는 열차가 있어야 승객들이 이용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개통 초기에는 하루 8회 수준으로 하되, 향후 안정화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운행을 확대할 것이며 현재로써는 하루 20회(편도 각 10회)까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