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아시아 인구 전문가, “인구감소는 정해진 미래, 누구도 낭비되지 않는 ‘NOW’(No One is Wasted) 사회로 대응해야”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10-22 15:24:50

기사수정
  • 인구감소 추세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뉴노멀(Global New Normal)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수축사회의 도래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추세로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 유럽, 아시아의 인구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저출산고령화 문제 대응과 해법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span>국내외 석학들이 바라본 저출산고령화의 영향과 해법> 국제세미나를 1022()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의 후원으로 개최한 본 세미나는 지난 3월 한경협이 일본경제단체연합회 21세기정책연구소와 공동주최한 <</span>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이은 두 번째 인구문제 관련 국제세미나다.


세미나에 앞서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해외 언론에서는 전 세계 주요국의 출산율 하락 현상을 인구구조의 한국화(South Koreanification)라고 부를 정도로 한국이 처한 상황은 심각하다지적하고, “오늘 이 세미나가 인구문제를 바라보는 우리 인식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한국은 초저출생, 초고령사회, 초인구절벽이라는 3()의 위기 앞에 서 있다고 강조하고, “오늘 세미나에서 논의된 다양하고 창의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국가 인구전략 로드맵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조연설에 나선 니콜라스 에버슈타드(Nicholas Eberstadt)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박사는 전 세계적인 인구구조 변화 양상에 대해 한국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지만, 인류는 이미 인구감소의 시대(The Age of Depopulation)에 진입했으며, 이는 과거 흑사병처럼 외부적 요인에 의한 인구감소가 아니라 인류의 자발적 선택으로 인한 결과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인류는 인구감소수축노화가 상수화된 사회를 대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정책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스튜어트 기텔-바스텐(Stuart Gietel-Basten) 홍콩과학기술대(Hong Kong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 교수도 인구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텔-바스텐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을 단순히 당장 해결되어야 할 문제’(problem)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반의 실패를 알리는 징후’(symptom)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결국 우리가 미래에 어떤 종류의 사회를 원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제안하며, 이를 위해 단순 인구 중심 접근에서 사회 중심 접근으로, 정책 집행도 하향식 접근에서 상향식 접근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대표적 인력 부족 산업군은 보건복지(49), 숙박음식점(25), 정보통신업(16)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토마스 보트카(Tomas Sobotka) 비엔나인구학연구소(Vienna Institute of Demography) 박사는 유럽과 동아시아의 저출산 트렌드를 비교했다. 소보트카 박사는 동거 형태가 다양하고, 결혼-출산 간 연계가 약한 유럽과 달리, 동아시아 국가는 문화적으로 여전히 결혼 이외의 동거 형태가 제한적이고, 혼후(婚後) 출산이 지배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무시한 재정 지원 정책은 결국 출산율 반등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서울대 이철희 교수는 한국을 사례로 저출산고령화가 지역별산업별 노동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2032년 전국적으로 노동 인력 부족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49만 명 부족), 숙박 및 음식점업(25만 명 부족), 정보통신업(16만 명 부족) 등을 꼽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정보통신 및 과학기술서비스업 등 고기술 업종에서 노동부족에 직면하고, 울산 등 동남권에서는 제조업 전반에서 대규모 노동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지역별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을 고려한 맞춤형 인구정책을 전략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경연 원장의 진행 아래 이뤄진 종합토론에서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 이슈 차원의 접근보다는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총체적 접근(holistic approach)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출산율 하락이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문화적 기대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 구조적 현상임을 지적하면서 노동시장, 주거환경, 교육체계 등 과거 팽창시대에 형성되었던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구감소가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정해진 미래라면 지금부터라도 누구도 낭비되지 않는’(NOW : No One is Wasted) 사회를 정착시켜 개개인 한명 한명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에 대한 접근이 보장된 포용적 사회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삼성전자 목표주가 15만원으로 상향...“실적 모멘텀 2026년까지 이어진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2026년까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31일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5만원으...
  2. 아날로그 인지학습교구(생각정원) 선두기업 “ ㈜생각나게 ” [뉴스21 통신=배석문 ]아날로그 인지학습교구(생각정원) 선두기업 “ ㈜생각나게 ”유아부터 노인 등 전 세대활용 및 100세시대 치매예방 및 치유도움 적극 기여세계유일 특허품(G2B/S2B등록)으로 국내 및 세계시장 보급착수㈜생각나게 대표이사 채덕규 1. 회사의 사훈 및 경영철학은 무엇인가요?“정직한 마음 올바른 생각을 선도하는...
  3. 제천 S목욕탕 여탕 냉탕서도 ‘인분’…남탕 이어 위생 논란 확산 충북 제천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대변을 본 혐의로 40대 남성이 입건된 가운데, 같은 지역의 또 다른 목욕탕에서도 인분이 반복적으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제천시 청전동의 S 목욕탕을 이용 중인 A(여) 씨는 “최근 냉탕에서 인분이 떠다니는 일이 잇따랐다”며 “지금까지 8차례나 이런 일이 있었지만, 누가 그런 짓을 ...
  4. 몸속의 불멸 코드 — 2025 노벨의학상이 밝힌 '면역의 오해' [뉴스21 통신=홍판곤 ]2025년 10월 6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포럼에서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메리 E. 브룬코우, 프레드릭 J. 램스델, 시키몬 사카구치 세 명을 선정했다. 그들이 밝혀낸 것은 우리 몸속의 '면역 브레이크', 즉 조절 T세포였다. 면역은 단순히 싸우는 기능이 아니라, 싸움을 멈출 줄 아는 지혜를 ...
  5. 파주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 11월 1일 개최 파주시는 오는 11월 1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운정호수공원 일원에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올해 불꽃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며,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시 35분 ‘불꽃쇼’와 ‘불빛정원’이 이어 진행될 예정이다.파주시는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
  6. 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정상회담…고급 바둑판∙자개 쟁반 선물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시작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정상회담이 열리는 국립경주박물관 앞에서 시 주석을 직접 맞이했다. 두 정상은 웃으며 악수한 뒤 건물 안으로 함께 들어섰다. 이날 양 정상은 동일한 남색.
  7. APEC 정상 경주선언 채택…무역 비롯 글로벌 경제 협력 방향 제시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간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회원 정상들은 APEC 정상 경주선언과 APEC AI 이니셔티브,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 총 3건의 문서를 채택했다.APEC 정상 경주선언은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