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차이슨…中 가전, 가성비·품질 무장해 전방위 공습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07-11 16:59:46

기사수정
  • 성능은 비슷, 가격은 3분의 1



무선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 혁신적 가전제품을 만들어 온 다이슨이 영국 현지 직원의 3분의 1에 가까운 인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다이슨을 모방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중국 제품인 일명 ‘차이슨(차이나+다이슨)’이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면서 다이슨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산 가전제품은 로봇 청소기 등 일부 품목에서 ‘가성비 제품’이라는 딱지를 떼고 ‘하이엔드(고가)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지난 9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다이슨이 영국 현지 직원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1000여 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감원은 끝이 아니라 회사의 글로벌 인력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구조 조정의 일환이다.


외신은 다이슨의 직원 감축 이유로 ‘차이슨’을 지목했다. FT는 “다이슨의 가장 큰 시장은 아시아”라며 “그곳에서 다이슨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 나온 직후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현지 업체와 경쟁한다”고 전했다. 한노 키너 최고경영자(CEO)는 “다이슨은 혁신과 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등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일자리 감축은 항상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슨은 2013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 현지 시장을 석권했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다이슨 무선 청소기는 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이 61%까지 늘었다. 하지만 그 무렵 다이슨 제품을 모방한 중국산 저가 청소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다이슨보다 성능이 떨어져도 가격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 보니 중국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해외 직구로 중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를 보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다이슨 제품(싸이클론 V10)은 최저 가격이 40만원 수준이다. 이 제품과 모양이 비슷한 중국 디베아 제품(TSX-25000A)은 17만원, 샤오미의 M22는 15만원이다. 모방 제품은 무선 청소기뿐만이 아니다. 최저가 65만원인 다이슨 에어랩을 베끼다시피 한 제품은 최저가 2만원에 팔린다.


최근 들어 중국산은 가격뿐 아니라 성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제품이 늘고 있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5~6년 전만 해도 검증이 안 된 제품들을 내놓다 보니 성능이 떨어졌는데 지금은 성능마저 중국 업체들이 상향 평준화됐다”고 말했다.

로봇 청소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석권했다.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 로봇 청소기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중국의 로보락이 20.1%로 1위, 샤오미가 17.7%로 2위였다. LG전자(17.7%)와 삼성전자(15.5%)에 이어 중국의 에코백스(10.8%)가 4위를 기록했다. 150만원 이상 하이엔드급 로봇 청소기 시장에선 로보락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 수준이다.

가격이 184만원인 로보락의 ‘S8 맥스 V울트라’는 삼성의 ‘비스포크AI 스팀’보다 가격이 5만원 더 비싸고 청소 시간, 먼지통 용량 등 일부 성능이 더 우수하다. 작년 6월 에코백스가 출시한 ‘디봇 T20 옴니’도 출고가가 159만원으로 고가였지만, 물걸레 세척 기능과 청소 중 카펫이 있으면 자동으로 물걸레를 들어올리는 기능 등을 탑재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중국 제품들의 성능이 뛰어나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효녀 심청보다 낫다는 의미로 ‘효녀로청(효녀+로봇 청소기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2022년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무선 청소기 성능 테스트에서 당시 90만원에 판매되던 다이슨의 SV17은 최대 모드에서 연속 사용 시간이 15분, 충전 시간은 4시간 6분이었다. 당시 18만원인 디베아의 무선 청소기도 최대 모드에서 연속 사용 시간이 15분, 충전 시간은 4시간 36분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50만원대인 일본의 발뮤다 선풍기와 디자인이 비슷한 샤오미 선풍기는 가격은 5분의 1 수준이지만, 무게는 0.5kg 정도 가볍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공인중개사협회 법정단체 전환…국회 본회의 통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9일 오후 4시 27분,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번 법안 통과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1999년 임의단체로 전환된 이후 27년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핵심 숙원 과제를 마침내 해결하게 됐다.개정안은 지.
  2. 충우회, 20년 ‘나라사랑’ 실천…2026년 정기총회서 새 도약 다짐 충우회(회장 이규현)가 오는 1월 28일 낮 12시, 충남 서산시 베니키아호텔에서 ‘2026년 정기총회’를 열고 향후 사업 방향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이번 정기총회는 지난 20년간 이어온 충우회의 나라사랑 실천과 사회공헌 활동을 되돌아보고, 2026년도 사업 계획의 기틀을 마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충우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
  3. 제천 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인도 점령 논란…제천시 “불법 확인 시 과태료 부과”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서 진행 중인 동제천 MG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현장이 인도를 점거한 채 대형 크레인 차량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현장을 확인한 결과, 크레인 차량과 각종 작업 장비가 보도블록 위 인도를 사실상 점령해 보행자들이 통행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4. [풀뿌리정치를 말하다] 전북의 이름으로, 기록으로 남긴 도전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자신의 정치·행정 여정을 담은 저서 『김관영의 도전』 출판기념회를 2월 1일 오후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슈퍼스타홀에서 열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출판기념회라는 형식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차분했고, 정치적 수사보다 ‘기록’과 ‘성찰’...
  5. 사진·영상 신고 무력화? 비산먼지 현장 외면한 제천시 판단 도마 위 충북 제천시 청전동 아파트철거 현장에서 비산먼지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제천시가 “출장 당시 살수 조치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을 하지 않으면서 행정의 소극적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본지는 앞서 해당 철거 현장에서 살수 조치 없이 철거 공사가 강행되며 다량의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6. 울주군보건소, 임신부부 백일해 무료 예방접종 지원 울산 울주군이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인 백일해 예방을 위해 다음달부터 지역 임산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백일해(Tdap)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백일해는 백일해균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백일해 기초접종을 마치지 않은 생후 2개월 이전 영아의 경우 감...
  7. 제천 제4산단 조성사업, 도 승인 신청…본격 추진 단계 돌입 제천시와 충북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제천 제4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을 마치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제천시는 30일 충청북도에 제천 제4 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핵심 행정절차로, 향후 사업 추진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