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나라당 ‘박근혜+김덕룡’·’이부영+손학규’ vs 이회창의 역학관계
  • 최명호
  • 등록 2016-02-12 10:27:47

기사수정

야권의 계파 재구성은 상식이다. 김대중 정권 시절 한나라당도 그랬다. 그것은 (언론이 애용하는 표현을 빌려) 차기대권을 꿈꾸는 ‘잠룡(潛龍)’들의 부상(浮上)과 그들의 재기가 곧 자신의 영달임을 간파한 당내 중간보스의 재계파화로 집약된다. 그들의 정치적 면모가 여기서 다시 돋보이는 건 그 때문이다. 입으로 말하는 개혁 메시지가 현장정치에서 실천으로 담보되지 않는 까닭도 따지고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정치적 승리의 환상과 그에 뒤따르는 실질적 행복의 반대급부 크기에서 비롯되고 있었던 터다.


세기전환과 함께 모처럼 대권을 내준 한나라당 속사정은 그러나 편할 리 없었다. 이회창의 낙선으로 이미 한 차례 크게 낙담한 당내 계파들은 사실 그를 다시 옹립할 것인지 여부로 흔들린다. 그것도 단순세포분열이 아닌 동상이몽의 다차원적 분화로 이 총재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게 갈라진다. 이는 곧 계속 그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몸집을 불려 자신들 또한 정치적 자생력을 갖출 것인지 여부의 녹록찮은 계산을 바탕에 둔다.

계파의 분류는 흔히 당내 ‘핵심’과 ‘주변’ 혹은 ‘주류’와 ‘비주류’ 등 거시변수에 주목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념의 좌우편향과 당내 실질적 영향력 동원정도를 바탕으로 삼거나 ‘성별·당력(黨歷)·지역’ 변수를 고려하여 미시화할 수도 있다. 이는 곧 각기의 변수를 따로 정밀히 관리·조합하는 별도의 분류기준과 그에 따른 역사적 정밀추적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정치적 호흡과 이력의 기본이 워낙 짧은 한국사회에서 이에 관한 통사적 재편은 그리 용이한 일이 아니다. 대신 정권별·시기별 준거에 따라 이를 종합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물론 여기에는 예측불가능한 당 중앙의 구성과 정책집행력, 이합집산정도 등 감안해야 할 변수가 잠정 작동한다.

이회창을 정면에서 반대하는 확실한 비주류로 박근혜와 김덕룡은 이 총재 중심의 정권탈환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총재의 리더십과 당 운영방식에 비판을 집중한 손학규와 당 보수노선에 문제를 삼는 이부영 부총재 등으로 ‘반이’계 역시 4원화되고 있었다. 보수우익의 이념을 지속가능한 미래로 삼으려는 한나라당으로선 여러 지점으로 분산·강화되는 계파의 대척점이란 곤혹스런 대상이었다.


이들을 정점으로 자기계파를 결성·강화하려 하거나 다시 이를 의식·견제하려는 반대파의 정치활동이 모습을 드러내는 건 필연이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들 사이의 격돌과 긴장의 지탱은 말리지 못할 현상이다. 누가 자발적으로 각기 그 계파로 흘러들어가고 또 나왔는지, 그 후 그들의 면면은 정치적으로 또 어떻게 변하는지는 여기서 생략한다. 앞서 지적한대로 이는 그 확연한 윤곽을 드러낼 만큼 정치적 선명성이 덜 했고 지속기간 또한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투명했을망정, 힘의 이동과 균열은 분명했고 이를 단호히 제어하려는 시도 역시 의심할 일은 아니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5. 잡초 무성한 레드카펫…정체성 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충북 제천시가 청풍호반을 떠나 제천비행장에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개최했지만, ‘정체성 상실’과 ‘준비 부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시는 기존 청풍호반 특설무대의 한계(3천석)를 넘어 비행장에 5천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초대형 돔(Dome)을 설치하며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영화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개막식 관람객은...
  6. 유명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나동현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향년 46세 유명 게임 전문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해온 나동현(47) 씨가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약속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씨를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
  7. 전남경찰청, AI 음악으로 고속도로 안전운전 문화 확산 [뉴스21통신 박민창기자] 전라남도경찰청이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이색 홍보에 나섰다.경찰청은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와 협업해 9월부터 전남 지역 1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안전 메시지를 담은 AI 음악을 송출하는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