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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 트러스 영국 총리, 사임 선언 - 취임 45일...보수당 평의원 압력 추현욱 사회2부 기자
  • 기사등록 2022-10-20 23: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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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영국 총리는 20일(현지시각) 오전 11시 반 총리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총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45일 만에 사실상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보수당 평의원들의 모임인 ‘1922 위원회’의 의장 그레이엄 브레이디 등 보수당 등의 지도급 인사들을 만난 뒤 사임 성명을 발표했다.

 보수당의 ‘1922 위원회’는 당대표의 신임을 물을 수 있는 기구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이 영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자, 평의원들의 모임인 ‘1922 위원회’ 내에서 트러스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BBC보도에 따르면, 이날 모임에서 트러스 총리와 브레이디 의장은 다음주 내로 당대표 경선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러스 총리는 이 결정은 “우리의 재정 계획을 전달하고, 우리 나라의 경제적 안정과 국가 안보를 유지하는 길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러스는 차기 보수당 대표가 선출돼 총리 임명을 받을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사임에 앞서 트러스 내각의 수엘라 브래버먼 내무장관이 19일 사임을 발표함으로써 트러스 총리에 대한 퇴임 압력이 커졌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도 코로나19 방역 기간 동안 파티 등을 벌인 ‘파티 게이트’로 사임 압력을 받은 뒤, 주요 장관이 잇따라 사임함으로써 결국 퇴진을 결심했다.

 트러스 총리는 브래버먼 장관의 후임으로 그랜트 섑스 의원을 임명하는 등 총리직 유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국 하루를 버티지 못했다.

브래버먼 장관은 전날 “의회 동료에게 보내는 공문서를 개인 이메일로 보냈다”며 “규정을 위반한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임 이유로 밝힌 규정 위반은 사임을 위한 형식적인 구실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가 트위터에 공개한 사직서를 보면 “정부 업무는 잘못에 따른 책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의존한다”며 “우리가 잘못한 게 없다며 마치 사람들이 모를 것이라고 하며 모든 일이 마법처럼 잘될 것이라고 바라는 것은 진지한 정치가 아니다”라며 트러스 총리에게 일침을 놓았기 때문이다.

트러스 총리는 존슨 전 총리의 사임 뒤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파격적인 감세안을 공약해 당선됐으나, 당시부터 당 안팎에서 큰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총리 취임 뒤 총 430억파운드(약 69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해, 런던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이 감세안으로 영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에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해 달러 가치와 거의 1 대 1이 됐고, 국채 금리도 급증했다.

 그로 인해 영국 연금펀드가 파산할 위기에 빠지면서, 영국 중앙은행이 국채를 대거 매입하는 시장 개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영국 중앙은행은 10%에 육박하는 물가오름세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긴축 정책을 펴왔는데,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으로 시장이 붕괴될 위기에 놓이자 이에 반하는 국채 매입에 나선 것이다.

혼란이 이어지자 트러스 총리는 3일 국내적으로 큰 비판을 받아온 부자 감세안을 철회했고, 14일엔 애초 예정대로 2023년 4월 법인세(19%→25%)를 올리기로 했다. 같은 날 이 감세안을 주도한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경질했다. 그럼에도 런던 금융시장의 혼란은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다.

트러스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자, 야당인 노동당은 조기 총선을 주장하고 나섰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제 총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트러스 총리는  정책 실수로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사상 최악의 영국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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