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40년 전 받은 쌀 한 포, 편지 한 통과 100만 원으로 보답
  • 박철희 기자
  • 등록 2021-11-09 17:55:04

기사수정
  • 익명 기부자, 부평구 산곡2동에 편지와 성금 보내


40여 년 전 산곡2동사무소에서 받은 쌀 한 포의 고마움을 간직했던 한 주민이 수 십 년의 시간이 흘러 편지 한 통과 100만 원을 보내왔다.

9일 부평구에 따르면 지난 8일 산곡2동장 앞으로 한 통의 등기우편이 도착했다.

편지의 주인공은 부천에 살고 있다는 것 외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민이었다.

저는 부천에 사는 시민입니다. 1980년에서 1981년 사이에 산곡2동에서 거주하였었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귀 동에 지정기탁(일백만 원)을 하였습니다. 귀 관할 동에 계시는 어려운 분들께 꼭 쌀을 구입하여 전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지는 출력된 종이 한 장이었다. 40여 년 전 당시 시골에서 올라온 자신에게 한 통장이 동사무소에서 쌀 한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고, 그 고마움을 간직하다 이제야 실천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시골에서 올라온 촌놈한테 통장님신가 하는 분께서 학교를 다녀왔더니 쿠폰인가 하는 걸 주시면서 동사무소에 가면 쌀 한포를 줄거라면서 안내해 주셔서 아주 고맙게 잘 받아 먹었습니다.”

1980년대 당시는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이 왕성하던 시기로, 동사무소에서는 현재처럼 형편이 어려운 생활보호대상자(현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양곡을 지원했다. 익명의 기부자가 받았던 쿠폰은 쌀과 교환이 가능한 증명서의 일종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늘 고마워 하면서도 언젠가는 한 번 보답을 하려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제야 실천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품이지만 코로나로 인한 어려운 가정에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인천시 산곡2동 파이팅입니다. -시민 보냄-”

산곡2동 확인 결과 편지의 소인은 지난 5일에 찍혀 있었고, 인천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 된 날은 1029일로 나타났다. 익명의 주민은 지정기탁 과정에서도 자신의 신분이 절대 알려지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정기운 산곡2동장은 그 분을 생각해 보니 현재는 50대 중반, 당시는 10대 중반에 시골에서 올라온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던 분이었던 것 같다그래서 쌀 한 포의 의미를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수 십 년이 지나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서 베풀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고 고맙다어디에선가 당신이 보내준 마음을 잘 쓰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산곡2동은 익명의 기부자가 전한 100만 원으로 쌀을 구입 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3. 제천 S목욕탕 여탕 냉탕서도 ‘인분’…남탕 이어 위생 논란 확산 충북 제천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대변을 본 혐의로 40대 남성이 입건된 가운데, 같은 지역의 또 다른 목욕탕에서도 인분이 반복적으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제천시 청전동의 S 목욕탕을 이용 중인 A(여) 씨는 “최근 냉탕에서 인분이 떠다니는 일이 잇따랐다”며 “지금까지 8차례나 이런 일이 있었지만, 누가 그런 짓을 ...
  4. 24일 경찰 고위직 경무관 51명 인사 전보...서울경찰청 '수사 3인방' 전격 교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경찰 간… [뉴스21 통신 =추현욱] 경찰청이 24일 경무관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문관은 '경찰의 별'로서 시·도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인천 등 경찰청 부장, 경찰청 심의관 등으로 근무한다.경찰청 국제협력관으로 이재영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치안상황관리관으로 강순보 강원경찰청 공공안전부장...
  5. 제천시, 11월 3일부터 자체 경제활력지원금 지급 시작 충북 제천시가 지역 내 소비 촉진과 경기 회복을 위해 ‘제천시 자체 경제활력 지원금’을 오는 11월 3일부터 지급한다.지원금은 제천시민 1인당 20만 원,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은 30만 원이 지급된다.지급대상은 10월 10일 기준 제천시에 주민등록이 있는 시민, 그리고 제천에 체류 중인 결.
  6. 이재명 “트럼프 이해하게 됐다”… “김정은, 오랫동안 잘 참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이후 “서로 공감이 가능한 자리였다”고 평가하며 한미 관계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삶이나 일을 추진하는 방식, 이런 점들에 대해 조금은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많은 교감이 ...
  7. 삼성전자·삼전우·하이닉스, 시총 '1020조'...“한국도 이제 천조국 등극” [뉴스21 통신=추현욱 ]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 상승한 3941.59에 마감했다. ‘4천피’까지 단 1.48%, 59포인트를 남겨놓게 됐다.이날 랠리 역시 반도체주가 이끌었다.삼성전자는 2.38% 오른 9만8800원, SK하이닉스는 6.58% 상승한 5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가 5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시가총액 1·2위인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