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韓 AI, 인프라․특허 상위권 vs 인재‧정부전략‧기업환경 하위권
  • 추현욱 사회2부 기자
  • 등록 2020-09-17 19:21:53

기사수정
  • - - [AI인력] 인재, 54국 중 28위, 연구수준은 22위, 최고급 인재 비중 1.8%



지난 6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국가와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디지털 뉴딜+그린 뉴딜)계획이 발표되었으나, 정작 IT강국 한국은 인프라특허를 제외하고는 모두 세계무대에서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국가별 AI 수준을 비교한 글로벌 AI 인덱스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우수한 ICT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AI 산업 성장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인공지능(AI)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 정부의 투자지원, 빈약한 인력풀, 규제에 막힌 산업여건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인덱스로 본 AI, IT강국 인프라 갖췄지만AI 생태계는 취약

지난 2월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된 글로벌 AI 인덱스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AI 생태계 수준은 54개국 중 종합순위 8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7개 부문 중 인프라와 개발을 제외한 5개 부문에서 인덱스 점수는 중하위권 수준으로, 특히 인재, 운영환경, 정부전략 및 벤처현황은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은 AI 전문인력 수준과, 인터넷네트워크 등 인프라, 학술논문 등 연구수준과 벤처기업 규모와 투자기금 등 벤처현황에 이르기까지 총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영국은 데이터 규제 등 행정여건을 의미하는 운영환경 부문에서, 중국은 특허와 신제품 등의 개발 부문과 정부 전략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였다. 반면, 한국은 네트워크 환경과 안정성을 의미하는 인프라 부문과 특허, 제품 혁신 등 개발 부문에서만 5위권에 진입, 나머지는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러 AI 발전을 위한 산업 생태계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로나 타격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세계 AI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조사기관 IDC는 최근 전 세계 AI시장 규모를 2020년 총 1,565억 달러(한화 약 186조원)2019년에 비해 12.3% 증가할 것이며, 2024년에는 3천억 달러(한화 약 356조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한중 AI시장 전망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중국은 119억 달러(한화 14조원), 한국은 6,400억원 규모 성장을 예상하면서 우리나라 AI 시장규모가 중국의 약 4.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했다.


정책지원 부족 : 정부 3년간 17조 투자 vs 정부 10년간 1.3조 투자 정부 AI 준비도 지수 4(17) 26(19), 22계단 하락

전경련은 세계최초 5G 도입 등 우수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산업성장이 더딘 첫째 이유로 정부 차원의 정책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지적했다. 글로벌 AI인덱스에 의하면, AI 분야 국가 차원 투자지원 등을 의미하는 정부전략부문의 한국 순위는 54개국 중 31위로 총 7개의 항목 중 최저 순위를 기록하였다.

2017년 중국은 차세대 AI 발전계획3년간 1천억 위안(17조원)을 투자키로 한 반면, 한국은 ‘AI 국가전략에서 향후 10년간 1.3조원의 투자계획을 지난해 말 발표했으나, 이러한 계획에 대해 관련 업계는 AI 선진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5G 산업 육성에 있어서도 우리 정부가 민간과 함께 투자하기로 한 30조원 역시 1.2조 위안(208조원)으로 우리의 약 7배 수준인 중국 정부의 투자금액에 비하면 규모의 차이가 현격히 드러난다.

한편, 영국의 옥스퍼드 인사이트와 국제개발연구센터가 발표한 정부의 AI 준비도 지수에서도 한국은 20174위에서 201926위로 22계단 추락해, 별도로 ‘AI 총괄 장관을 선임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19)는 물론 말레이시아(22)에도 뒤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글로벌 AI 인덱스 Top 10개국 점수 비교



인재부족 : 글로벌 최고 수준 AI 인력 중 미국 46.0% vs 한국 1.8%

우리나라 AI산업 성장에 있어 AI 인재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전문인력을 의미하는 인재부문은 11.4점으로, 1위인 미국의 1/10 수준에 불과했다. AI 관련 학술논문 등 출판물의 양적 수준과 인용정도를 의미하는 연구수준 또한 22.4점으로 22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인재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은 기업 주도로, 중국은 국가 주도로 AI인력 육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AI 인재 리포트 2019’에 의하면 2018년 세계 최고급 AI 인재 22,400명 중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10,295(46.0%), 2,525(11.3%)의 인재가 활동하는 반면, 한국은 405(1.8%)에 불과했다.


비즈니스 여건 열악 : 데이터 활용 규제 및 벤처스타트업 지원 부족

마지막으로 신산업 규제 등 AI 벤처 및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한국의 비즈니스 여건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데이터 활용 정책과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한 비자, 행정절차와 규제환경을 나타내는 운영환경 부문에서 한국은 47.1점으로 54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또한 스타트업 규모와 투자를 의미하는 벤처현황 부문도 54개국 중 25위로 점수는 3.3점에 불과해 1위인 미국(100)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운영환경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영국은 유망기업에 대한 파격적 법인세 감면(28%19%), 해외 인재유치를 위한 비자 규제를 완화 등 친기업적 환경 구축으로 세계3대 유니콘 스타트업 보유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국은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데이터3(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이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명정보 활용범위와 수준, 주체 등의 모호성, 단순 규정위반에도 형사처벌까지 적용하는 등 과도한 법적책임까지 데이터 활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기업에 부담으로 남아있다.


기업의 인재육성 지원 및 빠르고 강력한 규제완화와 투자지원 필요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며 산업 전반의 어려움에도, 비대면 시대의 AI시장은 12.3% 성장이 전망되는 등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한국의 현주소는 생각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김실장은, “코로나로 인해 AI시장 성장 및 기존산업과의 융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AI 선진국인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의 원천인 인재확보와 함께 빠르고 강력한 규제완화와 투자세제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산업 분야일수록 민관이 함께 뛰어야 성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 해외인재 영입 및 기업의 재교육,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유명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나동현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향년 46세 유명 게임 전문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해온 나동현(47) 씨가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약속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씨를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
  2.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레드카펫 ‘부직포 논란’…행사 품격 추락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지난 9일 폐막했지만, ‘레드카펫 부직포 논란’은 여전히 지역사회와 문화계에서 회자되고 있다.올해 영화제 개막식에서 깔린 레드카펫은 고급 직물 대신 얇고 쉽게 구겨지는 부직포 재질에 가까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겉으로는 붉은색으로 도포돼 있었지만, 두께 감이나 질감 면에서 국제 영화제의 격.
  3.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주식 활용 PRS로 7천억 조달…적자·차입 압박 속 돌파구 찾기 8일 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가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통해 약 7천억 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직접 조달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PRS 계약을 추진 중이다. ...
  4. 몽골 화산 여행 중 한국인 인플루언서 추락사 20대 한국인 여성이 몽골 북부 화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정부에 따르면 여행 인플루언서 A씨는 지난달 28일 몽골 불간 주 오랑터거 화산 정상 부근에서 촬영 도중 강풍에 휘말려 10m 아래로 떨어져 현장에서 사망했다. 그는 9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 인플루언서로, 당시 몽골 북부 지역을 여행 중이..
  5. 참의원 선거 참패 후폭풍…이시바 총리 11개월 만에 물러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 표명했다. 그는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리더를 선출하는 절차를 개시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일본은 내각제 국가로, 다수당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다.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므로 자민당 총재 교체는...
  6. 제주 앞바다서 미상 고무보트 발견…밀입국 여부 등 합동 조사 착수 제주 앞바다에서 정체불명의 고무보트가 발견돼 해경과 관계기관이 합동 조사에 나섰다.8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6분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녀탈의장 인근 해안에서 “사람이 없는 고무보트가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사람이 없는 상태의 고무보트에서 낚시대와 구명조끼 6벌, 중국어가 .
  7. 어린이날 덤프트럭 바퀴 분리 사고…의식 못 찾은 여고생 127일째 어린이날 발생한 덤프트럭 바퀴 분리 사고로 중상을 입은 여고생이 넉 달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30대 트럭 운전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8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로 덤프트럭 운전기사 A씨를 지난달 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5월 5일 오후 1시쯤 과천 갈현삼거리에서 발생했다.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