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은메달 따고도 몰랐다”… 제천시 장애인체육회, 국가대표 장애청소년 외면 논란
  • 남기봉
  • 등록 2025-12-23 15:43:04
  • 수정 2025-12-23 15:44:29

기사수정
  • - 제천시로부터 연간 약 5억 원에 보조금 지원 -
  • - 장애인체육회에는 부회장 6명이 포진 -

제천시 장애인 체육회 사무실.

충북 제천시의 행정 무관심이 국제무대에서 메달을 획득한 장애 청소년 국가대표를 사실상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번 논란은 제천시 장애인체육 행정 전반의 관리 부실과 책임 회피를 드러내는 사례로 퍼지고 있다.


지난 8월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제천시 청암학교 김수연 학생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안 뉴스 패러 게임 포환던지기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하고 지난 16일 귀국했다. 김 선수는 열악한 훈련 여건 속에서도 아시아 정상급 성과를 거두며 제천의 위상을 국제무대에 알렸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가 주최한 국제 종합대회로, 아시아 45개국 1,300여 명의 장애 청소년 선수들이 참가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장애 청소년 스포츠 행사다. 대회는 2025년 12월 7일부터 14일까지 두바이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정작 김 선수가 속한 지방자치단체인 제천시와 제천시장애인체육회의 대응은 사실상 ‘전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천시의회 송수연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수연 학생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지난 8월부터 국제대회 은메달을 획득하고 귀국한 시점까지, 제천시는 출전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고 어떠한 행정적 지원이나 경제적 후원, 공식 격려도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논란을 키운 대목은 제천시장애인체육회의 구조적 책임 문제다.


현재 김창규 제천시장은 제천시장애인체육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장애인체육회에는 부회장만 6명이 포진해 있다. 그런데도 국가대표 장애 청소년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과 메달 획득 사실조차 관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실수가 아닌 조직 차원의 관리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제천시장애인체육회는 제천시로부터 연간 약 5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가 국제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의 일정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면, 보조금 집행의 실효성과 행정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송 의원은 “김창규 시장이 장애인체육회장을 겸임하고 있음에도 국가대표 장애 청소년 선수에게 격려 전화 한 통조차 없었다는 점은 행정 수장의 명백한 책임 회피”라며 “제천시 장애인체육 행정이 얼마나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바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처럼 차갑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홀로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낸 김수연 선수는 제천시의 자랑”이라며 “김 선수의 땀과 피나는 노력에 제천시민 모두가 응원과 격려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에 걸맞은 포상과 예우가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시민사회와 시의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수연 선수를 지도해 온 제천장애인육상연맹 이현승 대표에 대해서도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헌신해 온 지도자에 대한 합당한 평가와 실질적인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축하 부재를 넘어, 제천시 장애인체육 행정의 구조적 무관심과 관리 시스템 붕괴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의 일정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행정 시스템이 과연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제천시와 제천시장애인체육회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제천시는 현재까지 해당 논란과 관련해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2.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 용산구지회, 2025 연말결산 및 나눔행사 성황리 개최 사단법인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 용산구지회(회장 김상근)는 12월 19일(금) 오후 6시, 용산구 문화센터 4층 대강당에서 **'2025년 연말맞이 연말결산 및 나눔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이날 행사는 한 해 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장애인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화합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으며, 장애인 ...
  3. 정읍시, 미세먼지 저감 평가'최우수' 선정 정읍시가 전북특별자치도 내에서 가장 쾌적한 대기 환경을 조성한 지자체로 인정받았다. 시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주관한 '2025년 미세먼지 저감 시·군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추진 성과와 지역별 특화 노력을...
  4. 정읍시, 기간제 근로자 11개월 쪼개기 계약 전격폐지 정읍시가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기간제 근로자의 '11개월 쪼개기 계약'을 전격 폐지한다. 정읍시는 2026년부터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기간을 12개월로 늘려 퇴직금 지급을 보장하는 등 인력 운용 방식을 대폭 개선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공부문의 11개...
  5. 울주군의회 2025년도 의사일정 마무리 ▲사진제공:울주군의회  <울주군의회 최길영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이순걸 군수와 기념촬영>울주군의회(의장 최길영)가 19일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42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끝으로 2025년도 의사일정을 마무리했다. 26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이번 정례회에서 군 의회는 2026년도 당초예산안과 2025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
  6. 정읍시,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가 창의적인 업무 추진으로 예산을 절감하고 시민 편의를 높인 공무원들을 포상하며 적극행정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정읍시는 19일 공정한 심사를 거쳐 '2025년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공무원(팀)' 5건을 최종 선발했다. 정읍시는 올해 상반기 행정안전부 적극행정 우수기관 선정과 전국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
  7. ‘위약금면제·역대급 과징금’... KT 해킹 조사결과 ‘초긴장’ [뉴스21 통신=추현욱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KT 해킹 조사 최종 결과를 연내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KT가 ‘초긴장’하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배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쿠팡 정보유출 청문회에서 “KT 조사를 빨리 마무리 짓고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당초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