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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국가폭력범죄 공소·소멸시효 폐지…나치 전범 같이 영구적 책임"
  • 추현욱
  • 등록 2026-03-29 17: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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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한 뒤 희생자 유족과 오찬 가져
  • "명예회복에 최선 다할 것 …왜곡·폄훼 대응 제도개선"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9일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민·형사상 시효를 완전히 폐지해 나치 전범 수준의 영구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사건 진압 공로자에 대한 서훈 취소 근거 마련과 유족 신고 및 보상 기간 연장 등 명예 회복과 왜곡 폄훼 대응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제주 4·3 희생자 유족들과 오찬을 갖고 "잔인한 국가 폭력에 희생되신 제주도민들을 생각하면 대통령으로서 매우 송구스럽다는 마음이 든다"라며 "제주 4·3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다. 제주 4·3은 이념 갈등의 광풍 속에서 벌어진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 범죄"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은 현대사의 비극이었지만 제주도민들께서 보여주신 제주 4·3의 해결 과정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라며 "모든 국가 폭력, 과거사 사건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평화와 화해, 그리고 해결의 모범이 바로 제주 4·3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주권 정부는 유족과 제주도민의 노력을 되새기며 제주 4·3의 완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주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완결되지 못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 9차 희생자 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관계 작성 및 정정, 혼인·입양 특례 및 보상 신청 기간을 연장하겠다"며 "앞으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을 위한 가족관계 정정이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더 신경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4·3 기록물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나아가 세계적인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희생자와 유족께 상처를 안겨준 4·3 사건 진압 공로 서훈에 대해서도 취소 근거를 마련토록 하겠다"고 했다.

희생자 유해 안치와 관련해선 "유족 여러분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희생자들께서 유족의 품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신원 확인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유족회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도 국회와 협의해서 추진해 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해서 살아있는 한 형사 책임을 끝까지 지고 상속재산이 있는 한 그 자손들까지 그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형사 처벌 시효, 그리고 민사 대상 소멸시효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소멸시효 폐지 법률은 이미 윤석열 정권 당시에 우리가 국회에서 통과시켰는데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며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재입법을 통해서 영구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국가 폭력으로 국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그런 일이 생기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책임지도록 반드시 만들어 놓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다시는 국민을 상대로,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라며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으로 지켜낸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이라는 제주 4·3의 가치가 우리 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나아가 전 세계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유가족과 생존 희생자들이 참석해 사연을 전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창범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 회장은 이 대통령이 4·3 사건 진압 작전에 투입됐던 박진경 대령에 대해 국가 유공자 지정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회장은 "박 대령에 대해 국가 유공자 지정 취소를 검토하라는 말씀은 저희 유족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또 유족회가 4·3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희생자와 유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과 권리 구제를 위한 구체적인 사안을 건의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4·3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 지원과 4·3 역사 왜곡 처벌 규정을 담은 4·3 특별법 개정을 비롯해 희생자 추가 신고 및 보상 신청 기간 연장, 수형인 희생자 특별재심 청구, 유족회의 법적 지위 부여 및 국가 차원의 예산 지원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생부의 피살로 작은아버지의 딸로 호적에 등록돼 살아오다 최근 가족관계 정정 결정을 통해 유가족으로 인정받은 고계순 씨는 70여 년 만에 한을 풀었다고 말했다. 양성홍 제주 4·3 실무위 부위원장은 아버지의 사진이 없어 거울을 보라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성장한 사연을 전했고, 일가족을 잃은 생존 희생자 김연옥 씨는 평생 생선을 먹지 못하는 후유 장애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에는 공식 추념식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이날 오전 김혜경 여사와 함께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헌화와 분향을 한 뒤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아 넋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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