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제공]
[뉴스21 통신=추현욱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강조하며 이커머스 업체 새벽 배송에 제동을 걸고 있다. 새벽 배송 성장성을 내세워 기업공개(IPO)를 바라보던 컬리·오아시스·SSG닷컴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이달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 회의에서 “택배기사 과로 개선을 위해 0시∼오전 5시 초(超)심야 배송을 제한해 노동자의 수면시간과 건강권을 최소한으로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올 9월 출범한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택배 업계와 노동조합,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요구가 현실화되면 배송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출혈경쟁을 펼치던 이커머스 업체의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택배노조는 회의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과 같은 연속적인 고정 심야 노동은 생체 리듬을 파괴해 수면장애, 심혈관 질환, 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며 “새벽배송 자체를 전면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심야배송에 따른 노동자의 과로 등 건강장애를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배송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새벽·당일배송은 물론 1∼2시간 안에 배송하는 퀵커머스 경쟁이 불붙은 시점에 심야 배송을 중단하기란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당수 업체들이 배송 속도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물류 효율화에 이미 상당한 투자를 집행한 상태다. 쿠팡의 경우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 10년간 6조2000억원을 썼고 3조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컬리는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조달한 누적 투자금 9000억원 이상을 물류와 신사업 등에 소진한 상태다. 오아시스 역시 외부에서 마련한 투자금은 1500억원에 육박하며 이를 새벽 배송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활용했다.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의 저가 공세 속에서 새벽 배송에 변동성이 생길 경우 주요 기업의 IPO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컬리와 오아시스는 FI 엑시트를 위해서 IPO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양사 모두 IPO를 추진하다 한 차례 철회한 이력이 있다. 조 단위 몸값을 인정 받기에는 지속된 투자로 인한 적자, 유통 기업 주가 저평가 등이 부담 요소였다. 컬리는 최근 들어 흑자를 내기 시작했으며 꾸준히 흑자를 보여준 오아시스는 체급을 키우기 위해 기업회생 중이던 티몬을 인수해 사업 확장에 나선 상태다.
SSG닷컴 역시 IPO를 목표로 FI를 유치했다가 최대주주인 이마트·신세계의 도움을 받아 투자금을 갚고 상장 기한을 연장한 상태다. 지난해 이마트와 신세계는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에 SSG닷컴 지분을 넘기고 2027년까지 IPO를 약속했다. SSG닷컴 IPO가 실패할 경우 이마트 측이 투자자에 갚아야 할 금액은 1조원 이상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는 새벽배송으로 수익성을 보여주기 위해 수년간 투자를 진행해 왔는데 성장성의 핵심인 새벽배송이 제한된다면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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