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 한수원 제공
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계속운전 승인 절차가 또다시 미뤄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 규정 해석을 두고 위원 간 이견을 보이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원안위는 24일 제223차 회의를 열고 고리2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상정해 심의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전제조건으로 꼽히는 사고관리계획서는 표결 끝에 승인했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달 회의에서도 서류 미비와 기술적 검토 부족을 이유로 결정을 미뤘다. 이날 역시 쟁점은 ‘운영허가 이후 변화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조항이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제도는 1982년 법 개정으로 신설돼, 고리2호기 건설 당시엔 적용되지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새 평가서를 제출했으나, 진재용 위원은 “당시와의 변화 정도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기수 위원은 “이미 현재 환경 기준으로 평가가 진행됐다”며 맞섰다.
최원호 위원장은 “최신 환경 평가를 충실히 하라는 규정의 취지는 인정되지만, 변화된 정도를 보여줄 필요도 있다”며 중재안을 내고, “당시 부지 특성과 인구 분포 등 기존 자료를 보완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고리2호기가 두 차례 연속 심사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향후 다른 원전의 계속운전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고리3·4호기는 이미 설계수명을 마쳐 가동이 중단된 상태며, 2030년까지 7기의 원전이 설계수명 종료를 앞두고 있다.
원전 1기의 계속운전 허가에는 평균 2~3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다수의 원전이 동시에 심사에 들어가면 행정·기술 검토 인력이 부족해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 고리2호기처럼 1980년대 이전 설계의 구형 원자로가 많아, 사고관리계획서나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도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도 실제 연장 기간은 10년에 불과하다”며 “허가 지연으로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설비 활용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고리2호기는 2023년 4월부터 가동이 멈춰 있다. 설계수명을 10년 연장하더라도 실제 운영 가능 기간은 약 7년에 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심사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한수원,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안위 모두 담당 인력과 조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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