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도연이 ‘인간실격’에서 박지영을 향한 극강 분노를 장착한 거침없는 일갈을 터트리며 60분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전도연은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 박홍수, 극본 김지혜)에서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부정 역을 맡았다. 지난 17일 방송된 ‘인간실격’ 14회에서 전도연은 아란(박지영)에게 그간의 분노를 조목조목 터트리는 가하면, 강재(류준열)의 고백에 애절한 감정을 드러내는 부정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극중 부정(전도연)은 지나(이세나)의 병실에 들어가기 전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해 올려 묶다가 천문대 텐트 안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강재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부정은 마음을 다잡는 듯 손을 씻고 나와 탕비실로 향했고 이어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부정이 지나에게 안부를 묻자, 지나는 부정이 왔던 날, 진섭(오광록)이 다시 돌아와 정신없이 맞고 있을 때 보안요원이 왔다며 부정에게 신고했냐고 질문했다. 부정이 “신고한 건 아닌데 보안요원한테 얘기는 해놨어요. 올라가보는 게 좋을 거 같다고”라고 설명하자 지나는 잘려도 도와줄 수 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때 병실 안으로 들어온 아란과 부정의 시선이 마주쳤고, 부정이 아란이 마시던 컵을 치우려고 하자 아란은 손으로 밀어내며 저지했다. 결국 지나와 아란에게 인사한 후 병실을 나온 부정은 긴장이 풀렸는지 잠시 서 있다가 천천히 움직였다.
이후 병원에서 나오던 부정은 대화를 요청하는 아란의 차에 올라탔고, 진섭의 폭행을 끄집어내며 신세를 한탄하는 아란에게 “좋아서 하시는 거잖아요. 싫으면 안하고 망하게 두면 그만인데...”라며 본심을 숨기는 아란을 지적했다. 그리고 악플이 올라올 때부터 지나의 집에서 일했냐는 아란에게 부정은 악플 쓴 건 더 오래됐다며 “그냥 하고 싶은 말 하세요”라고 말을 자르면서 표절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부정은 “뭐가 그렇게 잘났어? 그렇게 잘나서 표절했니? 것도 니가 번역하던 책에서”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아란이 고소하겠다는 회사를 말렸다는 말에 놀라고 말았다.
이내 부정은 아란에게 복수하기 위해 지나네 집에 다닌다고 한 뒤 “꼭 이기려고 싸우는 건 아니잖아요. 못 이겨도 상처는 얼마든지 낼 수 있어요. 피도 흘리게 할 수 있고”라며 의도를 밝혔다. 더불어 부정은 “매일매일 기도했어요. 지금도 가끔 하구요. 두 분이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라면서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기 살 궁리만 하는 쓰레기라고 생각하니깐”이라고 분노를 실은 돌직구 일갈을 날렸다. 그러나 부정은 “어차피 너 나 못 이겨. 나한테는 네께 뭐 없을 거 같애? 너 그렇게 깨끗해?”라는 아란의 협박에 흠칫 머뭇거렸다.
아란과 헤어져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부정은 강재로부터 온 “덕분에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답장은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읽다가 “혹시 아무 이유가 없어도 볼 수 있을까요. 보고 싶습니다”라는 문자를 연달아 받았다. 부정은 괴로운 듯 눈을 감고 고민을 하던 끝에 “어디로 가면 될까요”라는 답을 보내고는 지하철에서 내려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에서 내린 부정은 횡단보도 길 건너편에서 자신 쪽을 바라보는 강재를 발견했고, 횡단보도를 건너 성큼성큼 다가온 강재가 와락 끌어안자 당혹스러워했다. 그리고 강재에게 이끌려 골목길에 들어선 부정은 키스하려 다가오는 강재를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봤지만, 이내 결심을 한 듯 진심을 담아 키스를 나눴다.
이와 관련 전도연은 그간 위태로운 심리 상태로 아란에게 전하지 못했던 분노의 심정들을 날카로운 비수처럼 거침없이 쏟아내는 부정의 변화를 디테일하게 담아냈다. 특히 강재를 떠올리는 순간에도 현실로 돌아오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괴로운 갈등을 거쳐 끝내 사랑의 감정을 터트리는 부정의 감성들을 세세하게 녹여내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시청자들은 “보는 내내 숨도 잘 못 쉬게 하고, 애가 타들어가게 하고, 애달프게 하는 배우, 전도연은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배우다” “도연언니 처음에는 막 눈물나게 하더니 정아란 만날 때는 화내서 응원하게 하더니 마지막에는 나를 쓰러지게 만들었다!”, “앞으로 나아가면 안 되는, 강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긴 부정의 감정과 고통들을 전도연이 실체로 만들었다! 역시 급이 다르네 달라” 등 소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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