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준 떠난 지 1년 … 그의 묘소엔 아침마다 믹스 커피 한잔 있었다 365일 하루도 안 거르고 하루 5시간씩 시묘살이
부인 장옥자 여사의 ‘현충원 망부가’ 사람들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1927∼2011)을 ‘철강왕’ 이라 부르지만 장옥자(82)여사에게는 ‘효자사 주지스님’으로 기억된다.
1968년 시작된 포항제철(지금의 포스코) 건설이 92년 광양제철소 4기 설비 준공식으로 마무리 되는 동안 남편 박 회장이 서울에 가족을 두고서 꼬박 지냈던 곳이 포항 효자동이다.
“서울에서 아버지(남편을 지칭) 숙소로 내려갈 때면 아버지는 나를 기다리며 창문 앞에서 물끄러미 내려다보곤 했습니다.
그 모습에 얼마나 눈물이 났던지….” 장 여사의 회고다.
13일은 박 회장 타계 1주년 되는 날. 장 여사는 남편이 묻혀 있는 서울 동작동 현충원 묘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찾았다.
본지는 올 초부터 현충원에서 장 여사를 10여 차례 만나 박 회장과 57년 생을 함께한 그의 ‘현충원 망부가(望夫歌)’를 지켜봤다.
시묘살이 1년=전날 내린 폭설과 강추위가 맹위를 떨쳤던 6일. 오전 11시쯤 되자 이날도 어김없이 장 여사가 탄 검은색 세단이 현충원 입구에 들어섰다.
입구에 선 초소병은 두말없이 차를 향해 경례를 했고, 차는 국가유공자 3구역을 향해 천천히 올라갔다.
박 회장 묘소 앞에는 천막이 쳐져 있는데, 검은색 정장 차림의 장 여사는 매일 그곳에서 5시간가량을 보낸다. 묘소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꽃무늬 사기 찻잔에 믹스커피를 타는일부터 한다.
그러고는 커피 잔을 묘소 상석 위에 깔아 놓은 주황색 보자기 위에 살포시 놓고 한참 동안 묵념한다. 장 여사는 “아버지가 참 커피를 좋아하셨다” 고 했다
천막 안은 방문객을 맞이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7월 20일 태풍 카눈이 소멸한 날, 33도가 넘는 무더위 에도 충남 천안에서 온 30여 명이 묘소를 찾았다. 포스코 계열사인포스코TMC의 임직원들이었다.
장병효 포스코TMC 대표는“그분의 정신을 다시 한번다지고자 왔다”고 말했다.
현충원에 산책 나온 동네 주민도 박 회장 묘소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장 여사는 이들을 위해 커피 믹스와 따뜻한 물이 담긴 보온병을 늘 준비했다. 테이블 위 손님맞이용 간식 그릇엔 쥐눈이콩· 아몬드가 담겨 있었다. 장 여사의 이 같은 시묘살이에 현충원 관계자는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애초부터 시묘살이를 계획했는지?
“100일 탈상이 끝났는데도 하루에 30~40명이 묘소를 방문했어요.
아버지에게 인사하러 왔는데 아무도 맞아 주지 않으면 어떡 하겠습니까.
방문객에게 커피 한잔이라도 대접해야 겠다고 곁을 지켰던 것이 벌써 1년이 됐네요.”
1년간 심정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은 앞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 보였 습니다.
지금도 집에서 어쩌다 생일 때 받은 선물 같은 추억이 담긴 소지품을 발견하면 충격 받아요.
‘내가 존재하는 게 가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집에서 나 혼자 있을 때면 방문을 잠그고 웁니다.”
장 여사는 “소지품 하나를 봐도 추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 메인 화면으로 등록해 놓은 명예회장의 사진을 슬쩍 보여줬다.
그는 “내겐 세상에서 둘도 없는 사람이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우리 아버지랑 두말 없이 결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현충원은 그런 장 여사에게 ‘힐링캠프’ 같은 곳이 됐다.
남편 박태준=박 회장과 장 여사는 54년에 결혼해 1남 4녀를 뒀다.
결혼 당시 박 회장은 육군사관학교 교무처장이었다.
63년 육군소장으로 예편한 박 회장은 이후 포항제철을 세우며 기업인의 삶을 살았고, 민자당 최고위원과 국무총리를 지냈다.
장 여사는 결혼 직후 남편이 한 말을 이렇게 기억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평생을 살겠다는 것이 내 목표요.
(동그란 원을 그리며) 이를 위한 내 능력이 이 원만큼인데 오로지 이 원에 전념할 수 있게 나를 좀 보좌해주시오.”
장 여사는 얼떨결에 “그러겠다”고 약속했고, 살림살이를 하면서 남편의 원칙에 늘 따랐다.
2000년에는 “지구상에서 내 명의로 된 부동산은 다 없애라”는 박 회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래서 36년간 살았던 북아현동 집을 팔아야 했고,박회장은 집 판돈 14억5000만원 중 10억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해버렸다.
부부는 이후 전세살이를 하다가 둘째 딸 소유 한남동 맨션에서 살았다.
2010년, 박 회장은 아내에게 미안했던지 이렇게 말했다고 장 여사가 전했다.
“여보, 내가 평생 살다가 남의 집에서 죽는 거 아냐.”
장 여사는 오히려 남편의 이 말 한마디가 늘 마음에 걸렸다.
보다 못한 장남이 지금 장 여사가 기거하고 있는 서울 청운동 낡은 단독주택을 샀다. 하지만 박 회장은 그 집을 자기 명의로 하는 것에 끝끝내 반대했다.
“우리에게 10년 세 주는 걸로 해달라”고 아들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청운동 집으로 이사 가기 전에 지병인 폐부종 증세가 악화돼 생을 마감했다.
박 회장은 낮잠도 소파에 바른 자세로 앉아 잘 정도로 엄격 했지만,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 늘 아내 부터 배려하는 남편 이었다.
장 여사는 “아버지는 내겐 둘도 없이 자상한, 신사 남편이었다”고 회상했다.
장 여사는 “ 늘 ‘명예도 직위도 없이 나 하나 보고 시집온 아내를 어디 이길 데가 없어서 이겨야 하나. 내가 양보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출장을 갈 때마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꼬박꼬박 엽서를 보냈다.
박 회장은 포철 내 사원주택 단지를 꾸미는 데도 열심이었다.
임직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주택·교육 단지를 제공하겠다는 신념에서다.
그래서 얻은 또 하나의 별명이 ‘떴다’다. 그가 관사에서 회사로 이동할 때면 직원들이 ‘떴다’ 신호를 주고받으며 한바탕 난리를 쳤다.
보도블록 하나가 튀어나와 있어도 호통이 나오는 건 다반사였기 때문이었다.
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던 박회장은 포항·광양에 27개의 학교를 만들었다.
한국 기업 최초로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전액 대학장학금 제도도만들었다.
장 여사는 이처럼 ‘오로지 포철’만 생각하던 남편과 함께 포스코의 변천사를 지켜봤다.
그래서 걱정도 많다. 장 여사는 “포스코는 국민의기업이다.
더 이상 외풍에 시달리게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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