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북한판 보이스피싱… “권력기관 사칭 자금 갈취 기승”
  • 이샤론
  • 등록 2019-07-12 16:08:56

기사수정

최근 북한에서 우리의 보이스피싱(전자금융사기)과 유사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2일 알려왔다.

데일리NK 북한 평안북도 소식통이 전해준 사기 수법은 다음과 같다.

평북 신의주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초반 이 모 씨는 지난 4월 30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느닷없이 청년에게 전화한 이 남성은 본인을 ‘시 보안서(경찰서) 감찰과 지도원’이라고 소개했다.

이 지도원이라는 인물은 이 씨의 본명을 언급하면서 “당신의 어머니가 위험한 상태”이니 최대한 빨리 300만 원(약 380달러)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자기가 보낸 사람이 찾아가면 전하라고 요구했다.

‘위험한’ 상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어머니를 살려야겠다는 마음에 다급히 자금을 마련하던 중 가까이 살고 있던 어머니가 무사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씨는 다행히 사기 피해는 면했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북한에서 기승을 부리는 이 같은 사기 수법은 이처럼 한국에서 보이스피싱이 처음 등장했던 때 사용됐던 방식과 유사하다. 우리는 현재 스마트폰 등 전화기기가 발달하면서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초창기만 하더라도 주로 상대방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는 형태였다.

경찰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한 사기 행각도 닮았다. 다만 한국에서는 공적인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이지만, 북한에서는 공권력을 악용해 공포심을 유발, 자금을 탈취하려는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송금이 아닌 ‘직접 전달’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북한의 단면이 재차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사례도 있었다. 신의주에서 개인 식당을 운영하는 한 40대 여성은 이달 초 ‘도 검찰소 검사’라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도 검찰소에서 지금 압수수색 영장을 가지고 가니 살아남으려면 돈 500만 원(약 630달러)을 준비하라’는 내용이었다.

겁이 난 이 여성은 지시대로 수중에 있던 돈과 거래하는 업자에게 빌려 돈 500만 원을 준비했고, 돈을 받으러 온 일명 ‘도 검사’가 보낸 40세 남성을 만났다.

이 남성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면서 도 검찰소 직원이라고 소개했고, 검찰소의 공인 명판이 찍힌 문서까지 보여줬다. 더는 의심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 여성은 준비한 500만 원을 건네주며 ‘잘 봐 달라’고 부탁을 했고, ‘잘 가시라’는 인사까지 했다고 한다.

이후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 담당 보안원(경찰)에게 신고했지만, 돈을 다시 찾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장기간의 시장활동으로 나름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지만 ‘신종 사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소식통은 “법을 무서워하는 주민들의 심리를 이용한 범죄가 점점 늘어나 꼼짝없이 사기를 당하고 있다”면서 “이 평북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도시들에서 유사한 사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자료출처=데일리엔케이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3. 제천 S목욕탕 여탕 냉탕서도 ‘인분’…남탕 이어 위생 논란 확산 충북 제천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대변을 본 혐의로 40대 남성이 입건된 가운데, 같은 지역의 또 다른 목욕탕에서도 인분이 반복적으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제천시 청전동의 S 목욕탕을 이용 중인 A(여) 씨는 “최근 냉탕에서 인분이 떠다니는 일이 잇따랐다”며 “지금까지 8차례나 이런 일이 있었지만, 누가 그런 짓을 ...
  4. 24일 경찰 고위직 경무관 51명 인사 전보...서울경찰청 '수사 3인방' 전격 교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경찰 간… [뉴스21 통신 =추현욱] 경찰청이 24일 경무관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문관은 '경찰의 별'로서 시·도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인천 등 경찰청 부장, 경찰청 심의관 등으로 근무한다.경찰청 국제협력관으로 이재영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치안상황관리관으로 강순보 강원경찰청 공공안전부장...
  5. 제천시, 11월 3일부터 자체 경제활력지원금 지급 시작 충북 제천시가 지역 내 소비 촉진과 경기 회복을 위해 ‘제천시 자체 경제활력 지원금’을 오는 11월 3일부터 지급한다.지원금은 제천시민 1인당 20만 원,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은 30만 원이 지급된다.지급대상은 10월 10일 기준 제천시에 주민등록이 있는 시민, 그리고 제천에 체류 중인 결.
  6. 몸속의 불멸 코드 — 2025 노벨의학상이 밝힌 '면역의 오해' [뉴스21 통신=홍판곤 ]2025년 10월 6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포럼에서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메리 E. 브룬코우, 프레드릭 J. 램스델, 시키몬 사카구치 세 명을 선정했다. 그들이 밝혀낸 것은 우리 몸속의 '면역 브레이크', 즉 조절 T세포였다. 면역은 단순히 싸우는 기능이 아니라, 싸움을 멈출 줄 아는 지혜를 ...
  7. 제5회 연지골 마을축제, 주민이 함께 웃고 즐긴 화합의 한마당 2025년 10월 25일(토) 오후 2시, 연지공원에서 '함께 만드는 우리의 이야기'를 주제로 제5회 연지골 마을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이번 축제는 종로구 종로5,6가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마을행사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관내 기관,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모아 준비한 주민 주도형 마을 축제로 꾸며졌다.□ "이웃의 정이 살아 숨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