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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 자본주의 확산 주역은 여성"
  • 이샤론
  • 등록 2019-04-30 16: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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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회 북한자유주간 2일차…北 여성 역할 조명

▲ 사진출처=자유북한방송



북한 내부에서 자본주의를 확산하는 데 사실상 여성들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 소재 민간단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북한자유연합(대표 수잔 숄티)은 2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제16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북한 내 여성과 장마당 매커니즘'을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평양에서 살다 탈북해 2013년 대한민국에 입국한 김지영 씨는 “수백만의 아사를 불러온 고난의 행군은 비극적이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자본주의 정신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당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조직 생활을 강요 받는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여성들의 주도로 장마당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이제 북한에는 소비재 시장, 생산재 시장, 금융 시장, 노동 시장, 주택 시장 등 다양한 모습의 시장이 생겨나 자본주의가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장마당 장사는 사실상 불법이지만 이제는 당국이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확산되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김 씨는 “당에서 주는 배급이 끊기고, 월급의 의미가 없어지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제 장마당에서 능력껏 비리를 저지르면서 살아 간다”며 “경찰은 범죄를 눈감아주며 돈을 받고, 교사는 개인 수업을 하며 돈을 챙기는 세상이 됐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어 “더이상 당을 믿고 살아가겠다는 주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국가 통제 속에서 자본주의를 배운 북한 주민들은 이제 자본주의 정신으로 스스로 삶을 준비하고 대비하면서 살아간다”고 덧붙였다.

현행 대북제재의 영향에 대한 탈북민들의 시각도 전해졌다. 김 씨는 “그동안 대북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북한에 돌아간 경제 지원이 필요한 주민에게 돌아간 것이 아니라 당 간부들이 다 차지했다”며 “이는 대북제재의 악영향이 일반 주민이 아닌 김정은과 당 간부들에게 국한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이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통제를 하고 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2006년까지 국경 지역인 함경북도 무산에 거주하던 이효주 씨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 장사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장사 품목을 찾아다녔다”며 “당시 무산에는 광산을 운영하기 위해 김정일이 보내준 디젤유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 디젤유를 몰래 빼내 팔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이 장사가 특히 위험했던 이유는 김정일이 선물한 디젤유를 팔다가 들킨 주민이 공개처형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부에서 진행된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빅터 차 CSIS 한국석좌와 앤드류 여 미국가톨릭대학교 교수, 올리비아 이노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이 북한의 장마당과 시민사회를 분석했다.

차 한국석좌는 “신의주의 경우 기차역을 중심으로 4~5곳의 장마당이 형성된 것을 파악했는데, 이는 사람들이 물건을 구입할 때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장마당 경제를 중심으로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전역에 436개의 공식 장마당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전했다.

여 교수는 “열심히 일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시장경제 시스템의 개념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자리잡았다”며 “북한 정권은 여전히 주민들을 통제하려 하지만 장마당의 확산이 그 통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이 정권에 의존하지 않은 채 자급자족하게 되면서 북한 체제가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자유주간 대표단은 같은 날 7시에는 종교와민주주의연구소(대표 마크 툴리)가 마련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대표단을 초청한 종교와민주주의연구소 페이스 맥도널 국제종교자유디렉터는 “북한자유연합이 출범할 때부터 일원으로 함께 참여했다”며 “탈북민을 포함한 대표단을 초청해 기쁘고, 이들을 통해 오히려 우리가 힘을 얻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맥도널 디렉터는 이어 “전세계 모든 교회들은 하나의 몸”이라며 “몸의 한 부분이 아프면 그 아픔을 몸 전체가 느끼는 것처럼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에 마음을 같이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한편, 28일 개막한 제16회 북한자유주간은 다음달 4일까지 워싱턴DC 지역에서 이어진다. 내일 오후 2시에는 헤리티지재단에서 '북한인권과 안보 위협 사이의 정책 간극에 다리 놓기'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진행된다.


덧붙이는 글

자료출처=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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