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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국문학관, 서울 은평구 ‘옛 기자촌’에 짓는다
  • 박신태 본부장
  • 등록 2018-11-13 10: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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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문학계 숙의 거쳐 부지 결정…2022년 말 개관 목표


▲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박태원, 1938, 문장사) 앞표지와 케이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학 유산 및 원본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보존, 전시, 교육, 체험 기능을 제공할 ‘국립한국문학관’의 건립 부지로 서울시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그간 난관을 겪었던 부지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을 설립하기 위해 지난 5월에 문학·도시설계·건축·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한 설립추진위원회 아래 건립운영소위원회, 자료구축소위원회 등 2개 실무소위원회를 두어 국립한국문학관의 위상과 역할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자료 수집·정리와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설립추진위원회와 산하 건립운영소위원회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선정을 위해 문학진흥특별전담팀(TF)과 문학진흥정책위원회에서 제시한 5개 기준 ‘대표성’, ‘상징성’, ‘확장성’, ‘접근성’, ‘국제교류가능성’에 평화와 상생의 가치를 높이고 통일문학사를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상생·평화지향성’ 기준을 추가한 6개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했다.


설립추진위원회는 건립운영소위원회에서 추천한 ▲문화역서울284 ▲파주시 출판단지 부지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 ▲파주시 헤이리 부지 등 4개 부지를 직접 방문해 제반 여건을 확인한 후 심도 깊은 토의와 심사를 거쳐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건립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건립운영소위원회는 지자체에서 공모에 응한 24개 부지와 국유지 2곳 등 모두 26곳을 심사했다.

  

은평구는 접근성, 확장성, 국제교류가능성 등 평가 기준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다수의 문학인과 국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라는 점, 주변에 다양한 문학과 문화예술 시설이 입지해 집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평가됐다.


은평구청에 따르면 은평구는 현대사의 주요 문학인과 언론인들이 거주했던 곳이다. 또한 은평한옥마을과 진관사, 사비나미술관, 한국고전번역원, 서울기록원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2021년 통일박물관과 고(故) 이호철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은평구청은 아울러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연계해 문학관 부지 아래 예술인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며, 2025년에는 문학관 진입로 사거리에 전철 신분당선을 연장(2018년 7월~, 예비타당성 조사 개시)해 기자촌역을 설치하고, 그 지하 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문화 기반(플랫폼) 광장으로 조성하는 등 최적의 문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유실·훼손되고 있는 한국문학 유산과 원본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연구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시·교육·체험 기능을 수행하는 라키비움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 세 단어를 결합한 말로 도서관과 기록관 그리고 박물관의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공간이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나라 안팎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문학 자료를 총망라해 수집·보존한다. 또한 오프라인 전시 외에 디지털·온라인·모바일 문학관의 기능을 구현하여 미래 세대를 위한 문학관을 지향한다. 국립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고, 나아가 미래를 준비하는 상징 공간으로서 한국문학 진흥을 위한 핵심 기반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연면적 1만 4000㎡ 내외를 수장고 및 보존·복원 시설, 전시 시설, 교육 및 연구 시설, 열람 시설, 공연장 및 편의 시설 등의 세부 시설로 구성하고 2022년까지 608억 원(건립 518억 원, 자료 수집 90억 원)을 투입한다.


문체부는 설립추진위원회 및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국립한국문학관의 청사진을 담은 건립 기본계획과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공사를 진행해 2022년 말에 개관한다는 목표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문체부와 설립추진위원회는 국립한국문학관 시설 건립 못지않게 문학관 콘텐츠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료구축소위원회를 중심으로 자료의 수집과 활용에 필요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해 왔다.


자료구축소위원회는 고전부터 현대까지 발행된 한국문학 자료를 발행 연도와 분야에 제한 없이, 도서·유물부터 디지털 자료까지 수집한다는 기본 원칙을 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증과 공모 구입 등 구체적인 수집 계획을 세웠으며, 자료의 체계적인 보존·복원을 위한 유관 기관 현장 답사 등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8월 서지학의 권위자이자 국내 대표 문학 자료 소장가로 알려진 고(故) 하동호 교수의 도서 3만 3000여 점과 유물 100여 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고(故) 하동호 교수 기증 자료에는 채만식의 ‘탁류’ 초판본(국내 유일본),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초판본, 한설야의 ‘탑’ 초판본 등이 포함돼 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학계에서는 자료 관리 및 활용 등에 대한 국립한국문학관의 역할에 기대를 갖고 자료 기증, 기탁 및 구입에 대해 문의를 해오고 있다.


문체부는 부지 선정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자료구축소위원회를 통해 국립한국문학관을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축하는 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원로 문인,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증 운동을 펼치고, 문학 자료의 수집과 보존의 중요성을 환기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지난 11월 1일부터 시작된 자료 공모 구입과 함께 경매 구입, 기탁, 유관 기관과의 자료 공유 등 수집 경로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수집된 자료는 원문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온라인 전시,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온라인과 모바일로 누구나 쉽게 자료를 감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계기로 지역 문학관을 지역의 문학 진흥을 위한 주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문학관별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2018년, 29개관)을 확대하고, 전문 인력 배치를 지원해 문학관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한다.


국립한국문학관이 개관할 즈음에 권역별로 주요 지역 문학관을 (가칭) 거점형 문학관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거점형 문학관은 국립한국문학관과 공동 연구 및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권역 내 지역 문학관과는 공동 수장고 구축과 공동 활용 등의 기능을 수행해 지역 문학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허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문학관 상주 작가 배치 지원, 소장 자료 보존 및 복원 지원,  문학관 건립 지원(2018년 1개 문학관 6억 원) 등도 함께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문학계의 숙의를 통해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선정이 마무리된 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의 건립을 시작해야 한다”며 “설립추진위원회는 물론 문학계 안팎의 다양하고 전문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함으로써 국립한국문학관이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 진흥의 핵심 기반 시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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