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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들이 꼭 읽어 보아야 할 소설 ‘역관 하세국’ 출간
  • 장은숙
  • 등록 2018-07-23 16: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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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해군의 첩보전쟁


▲ 역관 하세국 표지




도서출판 청년정신이 외교관들이 꼭 읽어 보아야 할 역사소설 역관 하세국을 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전쟁이냐, 평화냐. 광해군의 눈과 귀가 되어 대륙의 정세를 파악하고, 그의 입이 되어 생존을 위한 줄타기 외교를 펼친 향통사 하세국과 정탐단원들, 나라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선을 넘나드는 그들의 활약을 통해 광해군 시대에 벌어진 치열한 첩보, 외교전쟁을 읽는다. 


◇전쟁이냐, 평화냐! 역관 하세국의 외교전쟁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외교분쟁, 남북정상회담과 뒤이은 북미정상회담. 한반도의 운명을 두고 치열한 외교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작금의 국제정세 속에서 민족의 운명을 두고 내외적으로 수없이 복잡한 국가적 이익과 힘의 균형에 따른 셈법이 존재하고 치열한 외교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광해군 시대의 조선에서도 치열한 외교 및 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로지 명과의 관계에만 신경 쓰면 족했던 조선으로서는 언제 망할지 모를 명과 욱일승천하고 있는 후금 사이에서 외교의 중요성이 국가 존망을 결정할 정도로 대두되고 있었고, 이는 지금의 현실과도 흡사하게 닮아 있다. 


◇한미동맹에만 매달리는 보수세력, 명나라에만 매달리던 조선의 사대부 


명이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쇠퇴하고, 새로운 강대국으로 등장하는 후금 사이에서 조선은 여전히 혼란에 빠져 있었다. 재조지은을 내세우며 오로지 명에 대한 의리에 목을 매는 신하들과 나날이 강성해지는 후금과 명 사이에서 중립을 지킴으로써 실리적인 이익과 생존을 모색하고자 하는 임금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과도 같은 간극이 존재했다.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도는 와중에서 하루가 다르게 세력판도가 바뀌고 있던 대륙의 정세에 대해 조선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은 임금 광해뿐이었다. 궁중에 앉아 있는 임금이 당시 만주 대륙의 정세를 파악하고 국제질서의 흐름을 꿰뚫을 수 있었던 것은, 품계도 없는 지방의 한 역관으로서 실록에 무려 120여 차례나 등장하는 만포진 향통사 하세국의 숨은 노력 덕분이었다. 하세국을 은밀히 어전으로 불러들여 만주의 정세를 정탐해 보고하도록 명하여 대륙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금의 밀명을 받은 하세국은 십 수 년을 자신의 정탐단원들과 함께 만주를 종횡하며 정보를 모아 임금에게 보고하는 한편으로, 후금의 칸 누르하치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후금과 조선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정자 역할을 해온다. 


◇짙어지는 전운 


하지만 후금의 칸 누르하치가 보낸 국서가 의주에 방치된 채 무시를 당하고 후금은 답서를 보내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조선과 후금 사이에서는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임금 광해는 속히 답서를 보내도록 종용하지만 조정 대신들은 임금의 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조정 대신들에게는 오로지 어버이 나라인 명나라가 있을 뿐이며 후금에게 답서를 보내는 것은 어버이를 배신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명나라를 치기 전에 후방의 조선을 먼저 굴복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던 후금은 점점 더 강한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고, 결국 답서를 보내는 대신 만포진첨사 정충신을 사신(차관)으로 보내 후금을 달래기로 한다. 이에 임금 광해는 이제 막 만주에서 돌아온 하세국에게 정충신을 보좌해 후금의 공격을 누그러뜨리도록 밀명을 내리고, 반대로 비변사에서는 조흘에게 밀명을 주어 밀파한다.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십 수 년을 임금의 눈과 귀 그리고 입이 되어 만주를 종횡했던 하세국의 운명은 또 다시 풍운에 휩싸이게 되는데. 


적국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평생 만주 벌판을 오갔던 한 역관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기에, 결국 조선은 병자호란이라는 참극을 맞이한다. 


양자택일을 강요받던 400여년 전 조선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지고 적진으로 향했던 한 역관의 지난한 삶이 오늘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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